차지연 “한달새 10kg 늘렸더니 좀 우울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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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림걸즈’ 차지연, 체중 늘린 심경 토로
메인보컬 두번 째 맡아
“에피役 맞게 ‘폭풍 식탐’ 단행… 몸에 부담돼 힘들긴 하지만
‘에피’가 되려는 몸부림이죠”
동료 박혜나-최현선도 살 찌워

《 여배우에게 몸무게는 예민한 부분이다. 1kg이라도 줄여서 어떻게든 무대에서 좀 더 예쁘게 보이고자 때론 굶기도 하고, 별의별 운동을 다 섭렵한다. 특히 뮤지컬 무대에서 같은 역할을 두고 다른 여배우와 더블 캐스팅 될 때엔 아닌 척하지만, 은근슬쩍 외모와 몸매 다듬기에 더 열중하는 게 사실. 연기 못지않게 보이는 부분도 중요한 것이 배우의 숙명이라면 숙명이니까. 그런 여배우들 사이에서 요즘 경쟁하듯 몸무게를 늘리고 있는 작품이 있다. 뮤지컬 ‘드림걸즈’가 바로 그것. 뮤지컬 ‘드림걸즈’에서 3인조 여자그룹 ‘더 드림즈’의 메인 보컬 에피 화이트 역을 맡은 배우 차지연(33·사진)은 최근 한 달 새 몸무게를 10kg 이상 늘렸다. 트리플 캐스팅 된 박혜나, 최현선도 만만찮게 몸무게를 늘렸다는 후문이다. 》

드림걸즈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달 차지연을 만났다. 그는 “몸무게를 갑자기 10kg이나 늘리다 보니 몸도 아프고 생활이 힘들어지기도 한다”며 “여자로서, 아니 여배우로서는 늘어난 무게가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우울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외형상 보기에 덜 아름다울지는 몰라도 드림걸즈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이 배우 차지연이 아닌 에피 그 자체로 받아들이실 것”이라며 웃었다. “모든 역할에 있어 외모는 관객이 눈으로 배우를 마주하는 부분이잖아요. 조금이라도 더 그 역할에 맞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2009년 초연 때도 에피 역을 맡아 15kg 이상 찌웠어요. 그땐 스물일곱 살이라 금방 다시 뺐지만, 지금은….”

차지연은 자신의 모습과 에피가 많이 닮아 더 애착이 간다고 했다. 그는 “에피는 때론 투덜거리는 말투와 커다란 체구로 인해 자기주장이 강하고 과해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겁도 많고 내면의 두려움이 많은 여성”이라며 “저 또한 사람들이 강해 보인다고 많이 오해하시는데, 알고 보면 겁도 많고 자신감도 없는 편이다. 에피의 모습에서 인간 차지연의 모습을 자주 만난다”고 했다.

뮤지컬 ‘드림걸즈’에서 에피 역을 맡은 배우 차지연(왼쪽 사진·위 사진 뒷줄 가운데). 에피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가진 3인조 여성 그룹 ‘더 드림즈’의 메인 보컬이지만 인형 같은 외모의 멤버 디나에게 메인 보컬 자리와 애인 커티스를 빼앗기며 분노와 질투에 사로잡히는 인물이다.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드림걸즈’에서 에피 역을 맡은 배우 차지연(왼쪽 사진·위 사진 뒷줄 가운데). 에피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가진 3인조 여성 그룹 ‘더 드림즈’의 메인 보컬이지만 인형 같은 외모의 멤버 디나에게 메인 보컬 자리와 애인 커티스를 빼앗기며 분노와 질투에 사로잡히는 인물이다. 오디컴퍼니 제공
극 중 에피와 더 드림즈의 멤버들은 가수 지미의 백코러스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다. 실제로 차지연 역시 뮤지컬 무대에서 주연급으로 부상하던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빈잔’을 부를 때 코러스로 무대에 등장해 대중적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카리스마 있는 무대 모습으로 ‘여자 임재범’이란 애칭도 얻었다. “에피랑 저랑 우연한 기회에 유명 가수의 코러스를 담당하며 존재감을 알린 것도 비슷한 것 같아요.”

차지연은 뮤지컬 배우가 되기 전 오랜 시간 가수를 꿈꿨다. 그는 “가수가 되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뒤 8년 동안 사기도 많이 당했고, 외모에 대한 지적으로 상처도 숱하게 받았다”며 “그래서인지 에피가 외모를 이유로 디나에게 메인 보컬 자리를 빼앗기는 장면에선 예전 속상했던 기억이 떠올라 그렇게 눈물이 많이 난다”며 웃었다.

드림걸즈 초연 무대에서 에피 역을 맡았던 그는 “6년 전 제가 놓쳤던 에피의 이야기를 이번 무대에서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며 “초연과 달리 이번 공연에선 에피가 제작자 커티스와의 사이에서 낳아 홀로 키운 딸 매직이 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피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숨소리 하나하나 관객이 에피의 마음을 들으실 수 있도록 연기하고 노래하고 싶어요.”

‘드림걸즈’는 5월 25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관람료는 6만∼14만 원, 1588-5212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차지연#드림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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