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타고 1980년대 열기속으로 떠나볼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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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데뷔 40주년 기념콘서트, 80년대 청춘스타 전영록

가수 전영록은 여전했다. 친구인 개그맨 이홍렬이 ‘야! 환갑 여행 어디로 갈 거야?’ 물어 비로소 나이를 깨달았다고 했다. “요즘도 밤새워 하는 세 가지는 곡 쓰고 음악 듣고 영화 보기예요.”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가수 전영록은 여전했다. 친구인 개그맨 이홍렬이 ‘야! 환갑 여행 어디로 갈 거야?’ 물어 비로소 나이를 깨달았다고 했다. “요즘도 밤새워 하는 세 가지는 곡 쓰고 음악 듣고 영화 보기예요.”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983년 우리나라에 교복자율화가 시행됐다. 그해 국산 청바지 브랜드 ‘뱅뱅’이 처음 TV 광고를 했다. 청바지, 청재킷과 함께 당대의 젊음은 파랗게 폭발했다.

뱅뱅의 첫 광고 모델, 1980년대 청춘스타 전영록(61)이 가수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1975년 1집 ‘나그네 길’을 낸 그가 다음 달 8일 오후 6시 반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념 콘서트를 연다(8만8000∼14만3000원·1544-1813). 3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만난 전영록은 “‘쎄시봉’의 70년대, ‘응답하라’ ‘토토가’의 90년대는 주목을 받는데 유독 80년대에 대한 재조명은 별로 없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전영록의 전성기는 ‘내 사랑 울보’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 봐’ ‘불티’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와 영화 ‘돌아이’가 인기를 끈 1980년대였다. 80년대 대중가요의 특질을 묻자 그는 바로 “버라이어티”라고 답했다. “발라드, 댄스, 트로트, 록이 공존했죠. 90년대부터 가요가 세대별로 슬슬 갈라지더니 2000년대 들어 트로트와 아이돌 음악이 전혀 따로 놀더군요. 80년대 가수는 지금 설 자리가 없어요.”

그는 전성기 뒤 오랜 공백의 배경으로 불어난 체중과 헤비메탈을 꼽았다. “백두산의 유현상과 의기투합해 ‘이제 자야 하나 봐’를 발표하고 방송에서 헤드뱅잉을 했는데, 그 뒤로 미운털이 박혔는지 방송에 제약이 많아졌죠. 스트레스를 받았고 90년대 중반 몸무게가 92kg까지 불었어요. 살찐 제 모습이 싫어 라디오만 했죠.”

전영록은 아버지(황해), 어머니(백설희), 딸인 걸그룹 티아라 멤버 보람과 디유닛 멤버 람(우람)까지 3대를 잇는 연예인 집안의 일원이다.

“최고의 라이벌이자 좌절은 부모님이었어요. 숨을 못 쉴 정도였죠. 20년 넘도록 절 인정 안 해주셨어요. 딸들에게 이번 공연 무대에 혹시 함께 서줄 수 있는지 묻는데, 제 선친께서도 제게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어선지 입이 안 떨어졌어요.”

전영록은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TV 데뷔 무대 때 평가자로 출연했다. 다른 전문가들과 달리 ‘좋다’고 호평했다. 그것은 자신을 포함한 80년대식 아이돌의 황혼을 의미했다. “(서태지는) 록을 하던 친구여서 마음이 갔고, 그 시대에 랩이 꼭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안경 쓴 얼굴이 저와 비슷하게도 보였고요. 질투요? 고마웠죠.”

전영록은 “83년 뱅뱅 사장이 예쁜 아가씨들을 불러다 놓고 함께 촬영할 광고 모델을 뽑으라고 해서 마지못해 지목했는데 그들이 김도연 김희애 김완선 박현숙이었다”는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그는 히트 작곡가이기도 했다. 김희애의 ‘나를 잊지 말아요’, 이지연의 ‘바람아 멈추어 다오’, 양수경의 ‘사랑은 창밖의 빗물 같아요’, 김지애의 ‘얄미운 사람’ 등이 그의 작품이다. 이번 콘서트에선 자신의 히트 곡, 다른 가수가 불러 히트시킨 자작곡, 부모가 부른 곡, 80년대 팝 음악 등을 부를 예정이다.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80년대 문화에 목말라 있는 40대 이상을 위해 열심히 공연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기꺼이 타임머신이 되겠습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전영록#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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