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지위-재산을 한순간에 잃어버린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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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리차드2세’ 18일 무대에… 폭군 아닌 철학적 인물로 내면 묘사

본질적인 자신을 찾아가는 한 인간의 여정을 그린 연극 ‘리차드 2세’. 국립극단 제공
본질적인 자신을 찾아가는 한 인간의 여정을 그린 연극 ‘리차드 2세’. 국립극단 제공
사회적 지위, 재산 등이 모두 사라져버린 채 스스로를 마주한다면 자신을 무어라 규정하겠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의 연극 ‘리차드 2세’가 18일 무대에 오른다.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폭정을 휘둘렀던 리차드 2세는 사촌인 볼링브루크에게 왕좌를 뺏긴다. 왕이 아닌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리차드 2세는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을 찾게 된다.

김수현(리차드 2세), 윤정섭(볼링브루크) 오영수(볼링브루크 아버지) 등이 출연하고 루마니아의 펠릭스 알렉사가 연출을 맡았다. 김수현은 “드라마틱한 사건 위주가 아닌 인물 내면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며 “폭군이기는 했지만 자유롭고 철학적인 한 인간으로서 리차드 2세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알렉사 연출가는 김수현에게 “리차드 2세가 어떤 인물인지 한 번에 표현해 낸다면 그것은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다층적인 캐릭터다.

연출가는 사건의 배경을 국적과 시대를 알 수 없는 어느 곳으로 설정했다. 리차드 2세가 살았던 당시 그대로를 고증해 내는 게 아니라 총도 등장하는 현대적인 무대로 풀어낸 것. 벌거벗겨진 채 쫓겨난 리차드 2세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일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원작에 없는 어린 리차드 2세를 등장시켜 어른이 된 현재의 모습과 대비시킴으로써 내면의 순수함과 본질적인 자신의 모습을 그려냈다. 18∼28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만∼5만 원. 1688-5966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리차드 2세#셰익스피어#김수현#윤정섭#오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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