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 “국내 찍고 비행기도 타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4년 만에 2집 ‘프레임’ 낸 국카스텐… 표현방식-대중성 한층 UP

4인조 록 밴드 국카스텐. 왼쪽부터 이정길(드럼) 전규호(기타) 김기범(베이스기타) 하현우(보컬·기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4인조 록 밴드 국카스텐. 왼쪽부터 이정길(드럼) 전규호(기타) 김기범(베이스기타) 하현우(보컬·기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무대에 서면) 이명(耳鳴)이 들려요. ‘삐이이∼익’ 소리가 귀에서만 들리는 게 아니라 머리에서도 나요. 자신을 잊죠. 굿 같은 거죠. 관객들이 두 팔을 벌리고 신을 맞이하듯 고개를 들어올린 채 입을 벌리고 저희 음악을 듣고 있을 때… 기뻐요. 누군가를 살짝 ‘꺾이게’ 할 수 있다는 게….”(하현우)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서 만난 4인조 록 밴드 국카스텐에 ‘한국 최고의 밴드가 국카스텐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하현우(보컬·기타)의 동그란 눈과 거침없는 언변이 왠지 ‘그렇다’고 답할 것 같아서였다.

“괜찮은 밴드이긴 한데, 최고는 아니다”라며 웃는 국카스텐이 26일 전후 낼 계획인 2집 ‘프레임’에 실린 15곡 중 12곡을 믹싱과 마스터링이 덜 끝난 버전으로 먼저 들어봤다. 장기하와 얼굴들 3집과 함께 하반기 국내에서 나온 가장 뜨거운 록 음반이 될 것 같다. ‘거울’ ‘바이올렛 원드’ 같은 독특한 곡으로 신성의 등장을 알린 1집에 비해 표현방식이 더 넓어졌고 대중성도 가미됐다.

전곡을 작사·작곡한 하현우는 “예전 노래들이 퍼즐 조각을 흩어놓은 듯했다면 신곡들은 그걸 정갈하게 맞춰놓은 느낌”이라고 했다. 기타 한 대로 별의별 신기한 소리를 내는 데 특출한 전규호는 “전기기타에 미디 픽업(기타 소리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장치)을 달아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김기범(베이스기타)은 “전자음악처럼 베이스 소리를 키웠다 죽였다 하는 페달형 소리 변환기나, 프렛(반음을 가르는 막대)이 없는 일렉트릭 콘트라베이스를 쓰며 다양한 뉘앙스를 줬다”고, 이정길(드럼)은 “여러 종류의 타악기 소리를 이용해 실험적인 음색을 탐구했다”고 말했다.

‘프레임’은 살아서 꿈틀댄다. 편곡에 석 달을 투자했다는 타이틀 곡 ‘변신’은 요즘 전자음악 트렌드를 흡수해 달리 풀어냈다. 서태지의 ‘크리스말로윈’도 연상시킨다. 도사리다 쏘아대는 방울뱀처럼 양쪽 스피커를 오가는 기타 소리가 몽환적인 ‘뱀’, 전규호의 미디 픽업 기타 사운드가 바늘을 숨긴 꿈의 바다처럼 출렁이는 ‘미늘’, 투명한 음색의 애잔한 발라드 ‘깃털’ ‘로스트’까지. ‘프레임’은 자작나무 군락이 늘어선 잔혹동화 속 삼림을 달리듯 빠르게 지나간다.

튀는 악곡을 돋보이게 하는 건 하현우의 절창이다. 2012년 MBC ‘나는 가수다2’를 불태웠던 그 노래다. “(‘나는 가수다’) 참가할 땐 2주 만에 떨어질 줄 알았는데 반응이 좋아 반년을 갔어요. 국민들한테 망신 안 당하려고 매주 노력한 그 기간에 30년은 늙은 것 같아요.”

인디 밴드로 출발한 국카스텐은 예당엔터테인먼트를 거쳐 최근 인터파크INT에 새 둥지를 틀었다. “저희에게 대중성을 강조하지 않은 최초의 회사예요. 공연 수준을 더 높이고 비행기도 타보고(해외 진출) 싶어요. 국내 활동에 전념하되 거기(외국)서도 납득할 좋은 요소를 (우리가) 갖고 있으니 기대해 보는 거죠.”

국카스텐의 굿판 같은 무대는 다음 달 30, 31일 이태원로 블루스퀘어에서 만날 수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국카스텐#프레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