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국주의 비판 故마루야마 교수 기념 24∼25일 서울서 국제학술회의
“전쟁 부정한 평화주의 헌법… 한 정권이 자의적 변경 안될 말”
일본의 군국주의를 비판한 고 마루야마 마사오 일본 도쿄대 교수. 마루야마 덴노(天皇)라고 불릴 정도로 학문적 영향력이 대단했다. 동아일보DB
한일 양국 학자들이 참가하는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1914∼1996)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 학술회의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반대하는 성명이 채택된다. 최근 일본 내각의 ‘해석 개헌’으로 한일 간 긴장이 고조되자 양국 지식인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이달 24, 25일 ‘마루야마 마사오와 동아시아 사상: 근대성, 민주주의 그리고 유교’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연다. 일본 측에서 마루야마 교수의 제자인 와타나베 히로시 호세이대 교수 등 8명이 한국을 찾는다.
마루야마 교수는 일본을 대표하는 정치 사상가로 학계에서 ‘마루야마 덴노(天皇·천황)’라고 불릴 정도로 학문적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초국가주의의 논리와 심리’를 통해 일본이 군국주의로 빠져든 과정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그는 메이지 유신 이후 천황 중심으로 정치적 통합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개인의 도덕적 주체성이 확립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개인의 양심보다 국가의 행위가 우선시되는 전체주의 폐해가 여기서 잉태된 것이다.
마루야마 교수의 군국주의 비판은 그의 학맥을 이은 제자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마루야마 교수의 직계 제자이자 원로 학자인 히라이시 나오아키 도쿄대 명예교수와 마쓰자와 히로아키 홋카이도대 명예교수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1931년 만주사변 이후 일본의 역사는 침략 확대의 길을 걸었으며 나라 안팎에 큰 참화(慘禍)를 안겼다”며 “일본국 헌법 9조의 평화주의는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전쟁 부정 결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우리는 자위대의 해외 무력행사에 대해 정치인들에게 백지 위임을 한 기억이 없다”며 “2차대전 이후 70년 동안 일본이 지켜온 평화원칙을 한 정권이 자의적으로 바꾸는 건 민주주의와 입헌주의 원리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채택될 성명서에는 “두 교수의 용기 있는 발언을 적극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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