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천의 연기’ 인기폭발… ‘헤드윅’ 초연 140번 본 관객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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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올해로 만10주년-10년차 진입

스릴러의 요소가 강한 ‘지킬 앤 하이드’와 동성애 코드가 강한 ‘헤드윅’은 국내 관객의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왼쪽부터 ‘지킬 앤 하이드’의 조승우, ‘헤드윅’의 조승우, 송용진. 쇼노트 제공
스릴러의 요소가 강한 ‘지킬 앤 하이드’와 동성애 코드가 강한 ‘헤드윅’은 국내 관객의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왼쪽부터 ‘지킬 앤 하이드’의 조승우, ‘헤드윅’의 조승우, 송용진. 쇼노트 제공
‘지킬 앤 하이드’(이하 ‘지킬’)와 ‘헤드윅’. 국내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뮤지컬계에 이정표를 세운 작품이다. ‘지킬’(2004년 초연)은 올해로 만 10주년을 맞는다. ‘헤드윅’(2005년 초연)은 올해 10년 차에 접어든다. 대극장 공연인 ‘지킬’은 지금까지 900여 회 공연되며 누적 관객 90여만 명을 기록했다. 중소극장 공연인 ‘헤드윅’은 1400여 회 공연돼 누적 관객 40여만 명을 자랑한다.

‘헤드윅’은 다음 달 13일부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지킬’은 올해 11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공연을 준비 중이다. 10년을 이어온 두 작품이 뮤지컬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 스타 배우 시대 시작

“흥신소를 운영하다 노란 집으로 갑니다.”

올해 2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마지막 공연에서 조승우가 남긴 암호 같은 인사말에 객석 여기저기서 “꺄악∼!” 하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SBS 드라마 ‘신의 선물’에서 흥신소를 운영하는 전직 형사 역을 맡은 후 노란색 건물인 백암아트홀에서 ‘헤드윅’을 공연한다는 의미였다. 조승우는 이에 대해 “헤드윅을 통해 많은 걸 느끼고 성장했다”며 “작품 속에서 보물 같은 감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헤드윅’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작품 모두 초연 무대에 선 조승우는 ‘조드윅’ ‘조지킬’로 불리며 매진 신화를 만들었다. 뮤지컬 배우의 티켓 파워가 본격화한 기점이 됐다.

두 작품은 스타급 배우의 등용문이었다. 오만석 엄기준 조정석 김다현 송용진이 ‘헤드윅’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홍광호 김우형은 ‘지킬’을 통해 톱스타로 떠올랐다.

두 작품은 남자 배우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다. 김수현은 “‘헤드윅’ 무대에 서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준수도 “‘헤드윅’과 ‘지킬’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엄기준은 e메일 아이디를 ‘jekyll666’으로 쓸 정도로 ‘지킬’을 고대했다.

○ 회전문 관객-스릴러 확산

같은 공연을 반복해서 보는 ‘회전문’ 관객도 두 작품을 통해 생겨났다. ‘헤드윅’ 제작사인 쇼노트의 송한샘 이사는 “초연 때 ‘뒥(헤드윅) 다방’ 쿠폰을 만들어 10번 관람하면 무료 공연 쿠폰 1장을 제공했는데 14장을 모은 관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상업성 논란을 불러왔지만 배우 4명을 주연으로 내세운 ‘쿼드러플 캐스팅’도 등장했다. ‘헤드윅’ 초연 당시 조승우 송용진 오만석 김다현을 발탁한 것.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은 “더블 캐스팅 정도만 있었던 당시 뮤지컬계에서 4명을 동시에 발탁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이후 주연을 3명 이상 캐스팅하는 현상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헤드윅’에 최다(314회) 출연한 송용진은 “공연 내내 무대에 서는 데다 즉흥 연기가 많이 들어가, 배우에 따라 작품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배우별 공연을 모두 보러 오는 관객이 많다”고 말했다.

두 작품은 뮤지컬 소재를 스릴러, 동성애로 확산시켰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지킬’의 성공 이후 ‘잭 더 리퍼’ ‘셜록홈즈’ ‘프랑켄슈타인’ 등 스릴러가 주요 장르로 자리 잡았고 동성애 코드가 등장하는 ‘쓰릴 미’ ‘마마 돈 크라이’ ‘풍월주’는 ‘헤드윅’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헤드윅’은 5월 13일∼9월 28일, 5만∼6만9000원. 02-749-9037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지킬 앤 하이드#헤드윅#조승우#스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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