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놀라워라, 청바지-청재킷의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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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아의 스타일포스트

왼쪽부터 프랑스 브랜드 발망이 선보인 청 원피스와 금색 지퍼 장식이 돋보이는 상의, 누빔 기법으로 만든 여성 재킷 및 스커트. 인터패션플래닝 제공
왼쪽부터 프랑스 브랜드 발망이 선보인 청 원피스와 금색 지퍼 장식이 돋보이는 상의, 누빔 기법으로 만든 여성 재킷 및 스커트. 인터패션플래닝 제공
‘청바지’는 친숙하지만 ‘데님(denim)’이란 단어는 왠지 생소한 느낌이 든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데님은 청바지를 만드는 원단을 일컫는다. 데님으로 만든 바지가 청바지(진·jean)다. 패션 관계자나 패션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데님 팬츠’ 혹은 ‘데님 바지’라 부르는 것은 대부분 청바지를 뜻한다.

누구나 청바지를 한 번쯤 입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청바지는 그만큼 대중화된 의상이다. 그중 바느질 자국이 두드러진 청바지, 일명 ‘프리미엄 진’이 ‘대세’인 적이 있었다. 한때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등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장소에 가면 바느질 자국이 선명한 청바지를 입은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일반 청바지보다 비싼 편이었지만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프리미엄 진을 애용하면서 청바지 자체가 새롭게 각광받기도 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이폰의 아버지’ 스티브 잡스가 청바지를 입고 나타난 것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청바지는 잡스를 나타내는 상징물이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공식 석상에서 입어도 손색이 없는 드레스 코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누구나 입는 대중적인 의상으로 여겨지다 보니 청바지는 희소성이 있다거나 유행에 민감하다는 평을 듣기가 어려웠다. 청바지에 청재킷 등 위아래로 온통 데님 의상을 입는 이른바 ‘청청(靑靑) 패션’은 “과하다”는 평을 듣기 십상이다. 그만큼 ‘중간’을 지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데님 패션은 웬만한 미남 미녀가 아니고선 소화하기 힘든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올해 봄여름 패션쇼 무대에 ‘청청 의상’을 잇달아 선보이며 데님 패션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들은 데님에 다른 소재를 섞는다든지 디자인을 과감하게 하는 등 기존의 청바지, 청재킷 이상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 브랜드 발망의 올해 봄여름 패션쇼 출품작들을 들 수 있다. 원래 청바지나 청재킷은 캐주얼 느낌이 나는 길거리 패션의 대명사다. 발망은 여기에 금색 지퍼 장식을 추가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청재킷과 미니 원피스에 넣은 화려한 장식은 이들을 독창적인 의상으로 만들었다.

공군 비행사들이 입는 항공점퍼를 뜻하는 ‘보머 재킷(bomber jacket)’은 기존 청재킷의 전형적인 느낌을 탈피했다는 평을 받았다. 누빔(퀼팅) 기법으로 만든 여성 재킷과 스커트는 입체감이 살아 있었다. 이렇게 대부분의 의상들이 소위 ‘청청 패션’이었지만 마치 원래부터 한 벌인 느낌이 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또 다른 프랑스 브랜드 바르바라뷔는 데님 표면에 자수를 넣은 미니 원피스를 선보였다. 언뜻 보면 해진 느낌이 나는 원단에 자수를 입혀 길거리 패션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미국 브랜드 DKNY는 캐주얼해 보이는 데님 의상들을 코트나 스커트 등 다소 격식이 있어 보이는 의상들과 어울리게 했다. 특히 상의와 하의가 붙은 일명 ‘점프슈트’에 감색 재킷과 흰색 트렌치코트를 덧입게 한 스타일은 단순한 캐주얼함을 넘어 도시적인 느낌이 났다.

실험적인 느낌의 데님 패션도 있었다. 디자이너 마크 제이컵스는 마지막 루이뷔통 패션쇼에서 검은색 구슬 장식과 검은색 깃털 장식이 들어간 상의를 청바지와 어울리게 했다. 마치 청바지에도 도발적이고 우울한 감성이 있음을 표현하려 한 듯했다.

올해 봄여름 패션쇼는 디자이너들을 통해 데님 패션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하게 하는 무대였다. 청 패션은 ‘캐주얼’이 전부가 아니었다.

황선아 인터패션플래닝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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