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핀란드 숲에서 채취한 자작나무 수액… 한국인 건강관리-다이어트 도와드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수산나 마라넨 ‘노르딕 코이뷰’ 부사장

국내 음료 시장 진출을 기념해 최근 내한한 핀란드 자작나무 수액 제조 업체 ‘노르딕 코이뷰’의 수산나 마라넨 사주(社主) 겸 부사장. 하이트진로음료 제공
국내 음료 시장 진출을 기념해 최근 내한한 핀란드 자작나무 수액 제조 업체 ‘노르딕 코이뷰’의 수산나 마라넨 사주(社主) 겸 부사장. 하이트진로음료 제공
나무에서 채집한 액체, 이른바 ‘수액’의 효능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계속 이어져 왔다. 최근에도 국립산림과학원 화학미생물과 수액연구팀과 충북대 정의배 교수팀이 고로쇠 수액에 비만과 고혈압 예방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수액을 마시기 위해선 산에 오르거나, 산 중턱의 판매점까지 가는 ‘수고’를 해야 한다. 수액은 유통기한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맑은 물과 울창한 숲으로 유명한 핀란드에선 자작나무 수액이 음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노르딕 코이뷰’. 이 회사는 2001년 첫 제품을 내놓은 지 12년이 지난 지금 유럽과 아시아의 30개 나라에 수액 음료를 수출하고 있다. 노르딕 코이뷰는 최근 일본과 대만에 이은 아시아 세 번째 시장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한국에서의 사업 파트너는 하이트진로음료(유통 및 마케팅 담당)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겨냥했다”는 수산나 마라넨 노르딕 코이뷰 사주(社主) 겸 부사장(47)을 최근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핀란드 대사관에서 만났다.

자작나무 수액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그는 귀농 얘기부터 시작했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 있는 회사에서 번역 일을 하다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낀 그는 1996년 헬싱키에서 북동쪽으로 500km 떨어진, 러시아와의 국경 근처인 토마예르비(현재 수액 생산 공장 지역)에 귀농을 했다. 현재 노르딕 코이뷰 사장인 전 남편(아르토 마라넨)과 함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농장 안에 있는 자작나무 숲을 보게 됐다. 그 순간 어릴 적 할아버지와 함께 숲에서 먹던 수액이 떠올랐다. 마라넨 부사장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잊을 수 없었다”며 “그 맛을 그대로 담은 수액 음료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수액 음료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액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유통기한이었다. 나무에서 뽑아 낸 수액은 바로 먹어야 한다. 수액을 뽑는 시기도 4월 중순에서 5월 초까지 20일 정도에 불과하다. 첨가물을 넣지 않고 수액을 보존하는 저장 기술이 절실했다. 마라넨 부사장은 전 남편과 함께 핀란드 안의 나무와 수액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5년 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2001년 개봉하지 않은 수액은 2년 반까지, 개봉 후에는 3∼4일까지 두고 마실 수 있는 포장 자동화 공정을 개발했다. 기술의 핵심을 묻자 “나무에서 뽑은 수액을 탱크에 바로 저장해 병에 넣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비법은 영업 비밀”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르딕 코이뷰는 핀란드 수액 음료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는 ‘화장품 수액’도 수출하고 있다. 판매가 늘어 최근에는 수액 채취용 자작나무 숲의 규모를 20만 m²까지 늘렸다.

한국 시장에서의 전략을 묻자 마라넨 부사장은 “건강에 관심 많은 20, 30대 도시 여성들을 위주로 마케팅 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라며 “핀란드가 깨끗한 자연의 나라로 알려진 만큼 다른 나라 제품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제품 한 병 가격이 2만3000원(백화점 기준)으로 일반 생수나 탄산수에 비해 꽤 높다.

현재 그는 전 남편과 회사를 함께 이끌고 있다. 사장인 전 남편은 병 제조 기술 개발, 자신은 제품 마케팅과 영업을 각각 맡았다. “현재 다른 약혼남이 생겼다”며 기자에게 커플링을 들어 보인 그는 “이혼을 했지만 전 남편은 여전히 좋은 사업 파트너이자 친구”라며 웃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