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CAR]클래식이냐, 중고냐… 내년 40세되는 포니, 어떤 대접 받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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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클래식카 축제는 우아함의 경연

이탈리아의 클래식 자동차 축제 ‘밀레 밀리아’의 2011년 대회 결승전 장면. 동아일보DB
이탈리아의 클래식 자동차 축제 ‘밀레 밀리아’의 2011년 대회 결승전 장면. 동아일보DB
클래식 카인가? 중고차인가?

‘클래식’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고전 음악’이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이 단어는 음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유행을 타지 않는’ ‘대표적인’ 혹은 ‘최고의’ 의미를 가진 단어다.

얼마 전 숭례문이 다시 공개됐다. 2008년 2월 불에 탄 지 5년여 만이다. 본래 모습을 최대한 살렸다고는 하지만 수백 년 동안 그 자리에서 숨쉬어온 그 숭례문은 아니다. 반만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고 해도 우리는 오랜 세월을 견뎌온 유산을 남기고 보호하는 데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서울만 봐도 그렇다. 사람들은 새 건물과 새 도로를 더 좋아한다. ‘클래식’을 ‘오래된 것’이라고 보는 시선 때문일지 모른다.

24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의 코모 호수에서 열린 ‘콩코르소 델레간차’는 세계의 전통 자동차(클래식카)들이 모이는 행사다. ‘우아함의 경연’으로 번역되는 이 행사는 아름다운 클래식 자동차와 최신 ‘콘셉트 카’들이 모여든다. 생산된 지 80∼90년 된 차들이 대부분이고 100년 된 차도 있다. 60년 된 차들은 새 차에 속할 정도다.

클래식 자동차 마니아들부터 디자이너 등이 행사에 참가하며 이들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클래식 자동차와 함께 참석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유럽에서는 클래식 자동차를 갖고 있는지가 가문이나 기업의 건실함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일주일 앞선 16일부터 19일까지는 클래식 자동차 경기 대회인 ‘밀레 밀리아’가 열렸다. 이탈리아 북부의 브레시아에서 로마를 거쳐 브레시아로 다시 돌아오는 1000마일 코스를 달리는 이 대회는 이탈리아어로 ‘1000’을 뜻하는 ‘밀레’와 마일을 뜻하는 ‘밀리아’를 합쳐 이름이 지어졌다. 이 경기에는 1957년 이전에 생산된 자동차만 참가할 수 있다.

올해는 총 422대의 경주차가 참가했다. 1600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는 것은 신형 차로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이 대회에 참가하는 경주차들은 차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상태를 거의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참가자 대부분은 기록보다는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거나 다른 참가자들과 친분을 나누는 데 목적을 두는 편이 많다. 이런 행사는 자동차, 시계, 패션과 관련된 수많은 브랜드의 지원 속에 펼쳐진다. 클래식카 드라이버들 중에는 멋과 낭만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많아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제품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클래식 자동차’보다는 ‘중고차’가 익숙하다. 오래된 차를 타면 무시당하거나 이상한 사람 취급당하는 일이 더러 있다. 자동차에 오랫동안 가치를 부여하기보다 신형 차로 빨리 바꾸는 것이 능력으로 여겨진다.

내년이면 우리나라 첫 번째 국산 모델인 ‘포니’의 탄생 40주년이다. 수많은 사람의 꿈과 희망을 싣고 달렸던 포니는 내년에 환영받을 수 있을까?

신동헌 남성지 ‘레옹’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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