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작가 미치 앨봄 “시간의 가치, 효율성으로 잴수야… 아름다운 추억으로 삶 채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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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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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펴낸 작가 미치 앨봄 e메일 인터뷰

새 장편소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을 펴낸 미치 앨봄.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글을 써온 작가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가치 있는 시간을 만든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DB
새 장편소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을 펴낸 미치 앨봄.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글을 써온 작가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가치 있는 시간을 만든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DB
《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던 에세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1997). 이 책은 2002년 국내 출간돼 300만 부를 넘어선 것을 비롯해 세계 41개국에서 1400만 부 넘게 팔렸다. 미국 작가 미치 앨봄(55)은 이 책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정작 성공은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사실이 내 삶을 정의하지도 않고 만족시키지도 않아요. 내가 좋은 남편이나 가족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이죠. 늘 이 점을 마음에 새기려고 노력합니다.” 》

앨봄이 자신의 일곱 번째 책이자 세 번째 소설인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21세기북스)을 펴냈다. ‘시간의 아버지’인 도르와 불멸을 꿈꾸는 백만장자 빅토르, 실연의 상처로 자살을 기도한 소녀 세라가 함께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을 하며 시간의 소중함과 인생의 가치를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그는 팍팍한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e메일을 통해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소설의 집필 동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기대수명은 50세였지만 이제 75세 정도 됐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사람들은 더 열심히, 오래 일하지만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뿐이다. 우리는 더 빠른 인터넷, 전화, 교통수단을 원하고 급하게 일을 한다. 하지만 시간의 가치는 속도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최초로 시간을 측정한 사람을 등장시키는 우화 같은 책을 써보기로 했다.”

―시간을 주제로 삼았는데, 현대인은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다고 보나.

“우리는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시간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혼동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고작 더 빨리, 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라면 이건 시간에 대한 모욕이다. 인간적인 접촉과 사랑에 대한 감사로 채워야 시간도 가치 있는 것이다.”

―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억을 만드는 것이다. 대개 일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 휴가, 일몰, 아름다운 풍경은 기억한다. 이 순간들은 기억할 만한 것이다. 이 순간들로 우리 삶을 채워야 제한된 우리 삶이 가치 있어진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은 전통적인 소설 기법과는 차이가 있다. 도르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가 반쪽, 혹은 한두 쪽의 짧은 분량으로 분절돼 이어진다. 왜 이런 낯선 기법을 사용했을까.

“똑딱거리는 시계의 리듬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우화처럼 단순하게 쓰고도 싶었다. 시간의 의미 같은 거대한 주제일수록 단순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2010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국내 개정판을 펴낼 때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작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은 일과 성과를 매우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성공에는 효과적이지만 인간다워질 수는 없다. 나는 은퇴나 휴가를 기다리지 않아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왔다. 매일 명상이나 기도를 통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하라. 매일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해라. 매일 웃고, 매일 침묵하는 시간을 가져라. 이런 일들을 한다면 정말 시간을 잘 썼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치 앨봄#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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