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시계의 진짜 강남스타일은 변치않는 품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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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사르네 태그호이어 프로덕트·마케팅 부사장

“이게 진짜 ‘강남 스타일’이죠.”

조르조 사르네 태그호이어 프로덕트·마케팅 담당 부사장(사진)은 뉴욕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내년 초에 열릴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에 내놓을 신제품을 살짝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강남’ 발음은 정확했다. 사르네 부사장이 보여준 신제품 ‘카레라’ 라인은 남성용이지만 여성들이 좋아할 만했다. 시곗줄 안쪽이 레드라 ‘크리스티앙 루부탱’의 힐 같다고 말하자 사르네 부사장은 “적합한 표현”이라며 웃었다.

그는 “내년은 태그호이어의 카레라 라인이 첫선을 보인 지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50년 전에 카레라를 산 고객들은 여전히 시계의 세련된 멋과 디자인에 놀란다. 평생 간직할 만한, 누가 사도 언제나 올바른 선택(right choice)이 될 수 있는 시계 라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시계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태그호이어의 성장률은 중국보다도 높아 세계 지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한국의 주요 매장은 세계 매출 상위 5위에 들어간다. 한국 시장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한국 시장만의 특수성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많은 영역에서 도전적이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개방적이라 결과적으로 글로벌을 이끌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음악 시장마저 평정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태그호이어는 지난해 여성시계 ‘링크 레이디’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을 찾기 위해 실제로 조약돌 모양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사르네 부사장은 “오랜 시간 만들어져 늘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는 조약돌처럼 200∼300년이 지나도 항상 그 자리에서 빛을 발하는 아름다움을 시계에 접목한 것이 링크 레이디”라고 말했다.

태그호이어는 홍보대사로 불리는 브랜드의 모델을 까다롭게 선정한다. 브랜드의 철학인 ‘혁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조건이다. 자기 분야에서 늘 도전하고 창의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이 외에 사회적 활동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사르네 부사장은 “홍보대사의 사회적 활동과 의식이 얼마나 우리 브랜드와 잘 부합하는지 염두에 둔다”며 “태그호이어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최초로 본사에 태양열 패널을 설치했다. 환경운동에 적극적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우리는 에코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탓에 많은 소비자가 지출을 줄이는 시장 환경에 대해 사르네 부사장은 “그럼에도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 가격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최고의 가치(best value)가 집약된 제품을 만들면 현명한 소비자들은 산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에 한층 더 높은 품질, 디자인, 하이엔드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가장 좋은 전략은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실제로 태그호이어는 최근 10년 동안 기술력이 높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뜻하는 ‘오트 오를로주리(Haute Horlogerie)’ 분야에 투자해온 결과 지난달 15일 스위스에서 열린 제네바 그랑프리에서 대상(Aiguille d’Or)을 받았다. 제네바 그랑프리는 시계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린다.

사르네 부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여전히 좋은 경제환경을 갖췄고 럭셔리 시계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명품 취향이 유럽이나 미국과 비슷해 놀란다”며 “불안정한 환율 등 많은 부분에서 향후 시장경제를 예측할 수 없지만 현재의 놀라운 성장률로 비추어 볼 때 한국은 예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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