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릇한 포즈와 아슬아슬한 의상… 음반 표지 달구는 ‘그녀’는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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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들, 도발적 메시지로 ‘섹시 음악’ 마케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엘에이 재즈 트리오의 ‘피아노 트리오 크리스마스’, 십센치의 ‘2.0’, 림지훈의 ‘오르간, 오르가슴’, 한음파의 ‘키스 프롬 더 미스틱’.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엘에이 재즈 트리오의 ‘피아노 트리오 크리스마스’, 십센치의 ‘2.0’, 림지훈의 ‘오르간, 오르가슴’, 한음파의 ‘키스 프롬 더 미스틱’.
올해는 ‘19금(禁)’ 음반 표지가 유달리 많이 나왔다. 젊은 여성의 드러난 신체에 초점을 맞춘 이미지가 때로 음악보다 뜨거웠다. 이 ‘여자분’들, 누굴까.

최근 발매된 ‘엘에이 재즈 트리오’의 ‘피아노 트리오 크리스마스’ 앨범. 귀에 익숙한 캐럴 명곡들을 세련된 재즈로 재해석한 음악이지만 표지 분위기가 심상찮다. 산타클로스 복장 아래로 망사스타킹을 신은 늘씬한 각선미를 소파에 누워 뽐내는 백인 여성의 이미지. ‘내용물’(음악)을 만들어낸 점잖게 생긴 중년 연주자들의 모습과 대비된다. 일본 재즈계의 독특한 남성 팬덤이 작용했다. 앨범을 국내 라이선스 발매한 지누락엔터테인먼트의 남진우 대표는 “일본의 킹레코드에서 제작한 앨범인데, 일본에서는 재즈 팬의 대다수가 아저씨, 즉 중년 남성이다. 일본엔 재즈계를 좌지우지하는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많은데 이 음반도 한 사례다. 표지의 주인공은 일본에서 활동 중인 백인 여성 모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검은 속옷의 어깨끈이 반쯤 풀린 여성의 상체 일부. 포크 듀오 십센치가 지난달 낸 2집 표지사진이다. 키워드는 ‘살신성인’의 미학. 뒷얘기가 있다. 음반사 관계자는 “앨범 디자인을 디자이너 커플이 맡았는데 화끈한 콘셉트 탓에 모델 섭외에 난항을 겪었다. 고심 끝에 결국 커플 중 여성 디자이너가 모델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3월에 나온 록밴드 한음파 2집 표지에는 새빨간 하이힐을 신은 뽀얀 다리로 드럼을 연주하는 여성의 하체가 가득 차 있다. 키워드는 ‘사제지간’. 앨범 디자인을 밴드 드러머 김윤태가 직접 했는데 광고디자인과 교수인 그가 학생 중 출중한 미모를 지닌 제자를 모델로 기용했다고. 음반 유통사 미러볼뮤직의 임대진 이사는 이들 ‘야한 표지’에 대해 “단순한 눈길 끌기를 넘어 ‘멋지고 섹시한 음악이 담겨 있다’는 뮤지션들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런 메시지를 올해 가장 강하게 전달한 음반은 아소토 유니온 출신 연주자 림지훈이 1월에 내놓은 오르간 연주앨범 ‘오르간, 오르가슴’이다. ‘육체의 판타지를 부르는 끈적한 오르간’을 기치로 내건 이 음반 표지를 위해 일본 성인비디오계의 ‘헤로인’ 호조 마키가 직접 대한해협을 건너와 촬영에 임했다. 그의 대표작은…, 뜨거운 제목 탓에 여기서 소개하기 어렵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섹시 음악#음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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