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만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에서 간수 프로쉬 역을 맡아 11월 28일∼12월 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프로쉬는 3막에서 노래 없이 대사로만 연기하지만 ‘박쥐’를 공연하는 극장마다 어느 주역 못잖게 중시하는 배역이다. 근무시간에도 술독에 빠져 사는 프로쉬 역은 특히 말장난과 애드립에 능해야 성공할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무대에 등장했을 때 관객이 왁자하게 웃을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일까 궁리하다가 김병만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클래식 공연을 경박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있지는 않을까’ 고민했지만 스티븐 로리스 연출가가 김병만을 만나본 뒤 “프로쉬 역에 적격”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다양한 슬랩스틱을 선보이고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열정적인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19세기 오스트리아 빈 상류사회의 애정 없는 결혼과 졸부 근성을 풍자극으로 그린 박쥐는 흥겨운 음악과 화려한 춤, 익살스러운 대사로 연말연시 레퍼토리로 인기가 높다. 당대 최고의 희극배우가 프로쉬 역을 맡는 것이 초연 때부터 이어지는 전통이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