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의 시대 맞서 싸운 삶과 학문, 전집-대화록으로 집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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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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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경제학계 원로 학현 변형윤 교수 출판기념회 16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서 열려

학현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는 진보적이거나 주류 경제학에 비판적인 경제학자들의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하면서 ‘학현학파’를 이끌었다. 동아일보DB
학현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는 진보적이거나 주류 경제학에 비판적인 경제학자들의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하면서 ‘학현학파’를 이끌었다. 동아일보DB
한국 진보경제학계의 원로인 학현(學峴)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85)의 삶과 학문을 집대성한 전집과 대화록이 출간됐다.

학현 변형윤 교수 전집 및 대화록 간행위원회는 변 교수가 1955년 서울대 상과대학 교수로 부임한 후부터 발표한 논문과 에세이, 칼럼, 대담, 기념사 등을 주제별로 모아 ‘학현 변형윤 전집’(지식산업사)을 최근 출간했다. 1권 ‘경제사상과 경제철학’, 2권 ‘경제학이론’, 3권 ‘한국의 경제개발계획’, 4권 ‘한국경제발전의 역사’, 5권 ‘한국의 산업구조’, 6권 ‘한국의 대외경제정책’, 7권 ‘경제정의와 경제민주화’, 8권 ‘학현 수상집’, 9권 ‘삶의 발자취’ 등 모두 9권이다. 또 변 교수가 제자인 윤진호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와 나눈 대담을 정리한 ‘냉철한 머리, 뜨거운 가슴을 앓다’(지식산업사)를 함께 냈다.

변 교수는 경제학의 여러 분야에서 선구적인 업적을 남겼다. 1950년대 후반 경제수학 수리경제학 계량경제학을 국내 학계에 도입했다. 1960년대에는 해외 학계의 경제발전론과 경제변동론 연구 동향을 국내에 소개했는데, 특히 영국의 경제학자인 앨프리드 마셜의 학문을 연구하고 소개하는 일에 헌신했다. 이번에 출간된 대담집 ‘냉철한 머리, 뜨거운 가슴을 앓다’도 마셜의 경구인 ‘냉철한 머리, 따뜻한 가슴’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1980년대에 출간한 저서 ‘한국경제의 진단과 반성’(1980년) ‘한국경제연구’(1986년) ‘한국경제론’(1989년) 등을 통해 분배정의와 균형발전, 경제민주화 등을 주장해 왔다. 진보적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한국사회경제학회’와 개혁적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한국경제발전학회’를 창립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초대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자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간행위원장을 맡은 강철규 우석대 총장(전 공정거래위원장)은 “변 교수는 방대한 학문적 성취와 폭넓은 사회참여를 통해 경제정의 실현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평가했다. 변 교수의 제자인 강 총장은 “학현 선생은 1970년대 서울대 상과대학장 시절 민주화운동으로 제적될 위기에 처한 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장직을 내던지면서까지 애썼고, 경찰에 연행되거나 구속된 제자들을 위해 몸소 경찰서와 법원을 드나드셨다”고 회상했다.

그의 뜻과 학문을 따르는 분배 중심의 경제학자들은 ‘학현학파’로 불린다. 강 총장을 비롯해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전 금융통화위원), 이진순 숭실대 교수(전 한국개발연구원장), 김대환 인하대 교수(전 노동부 장관) 등이 대표적인 학현학파 학자들이다.

16일 오후 5시 반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변형윤 교수#출판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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