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 미술관 지은 라이트의 걸작 저택 철거위기 “거장의 집 살리자” 美서 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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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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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지은 저택.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나선형 설계를 적용해 지은 유일한 주택이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빌딩 보존회 제공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지은 저택.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나선형 설계를 적용해 지은 유일한 주택이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빌딩 보존회 제공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가 설계한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저택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 라이트는 스위스 출신의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 독일의 미스 반데어로에와 함께 근대 건축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그의 대표작이다.

25일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빌딩 보존회’에 따르면 1952년에 완공된 이 저택은 라이트가 아들 데이비드에게 지어준 집이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업자가 올 6월 180만 달러(약 20억 원)에 사들여 집을 허물고 고급 저택 두 채를 짓기로 하면서 철거 위기를 맞게 됐다.

건축 전문가들은 이 저택이 라이트가 구겐하임 미술관의 특징인 나선형 구조를 거주용 건물에 적용한 유일한 건축물로, 라이트의 대표작 20선에 포함된다고 평가한다. 라이트는 이 집을 완공한 뒤 4년 후인 1956년 구겐하임 미술관을 짓기 시작해 1959년 완성했다.

보존회는 피닉스 시가 이 작품을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랜드마크로 지정하도록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건축가협회 피닉스지부, 애리조나 보존재단, 내셔널 트러스트 등도 철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피닉스 시 역사보존위원회는 17일 이 작품을 랜드마크로 지정하라는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피닉스 시 도시계획위원회도 다음 달 초 이 저택의 랜드마크 지정이 적절한지를 심의할 계획이다. 피닉스 시의회는 보존위와 도시계획위의 결정을 참고해 11월 7일 랜드마크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랜드마크로 지정되면 3년간 철거가 유예된다. 보존회는 이 저택의 영구 철거를 막기 위해 이 집을 보존할 의향이 있는 새로운 소유자를 찾고 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구겐하임 미술관#로이드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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