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고전 ‘오만과 편견’ 에로 버전으로 읽는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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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출판사 이달 말 출간

“‘오만과 편견’의 남녀 주인공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베드신이 등장하는, 성인용 소설이라니?”

영국의 에로소설 출판사인 토털이바운드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노생거 사원’,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등 고전을 에로소설로 각색해 선보일 예정이다. 출판사 측은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원해왔던 장면들을 보여주겠다”며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주인공들이 정말로 겨우 손만 잡거나 볼에 입맞춤만 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달 말 출간될 로맨스 작가 에이미 암스트롱의 ‘오만과 편견’에는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에게 “날 가져요”라고 속삭이는 등 적나라한 성적 표현이 나온다. 오스틴의 소설은 지난해에도 ‘오만과 편견: 숨겨진 욕망’이라는 제목의 에로소설로 각색된 바 있다. 성인용 ‘노생거 사원’에서 여주인공 캐서린은 남자 주인공 헨리에 의해 성적 제한이 없는 에로티시즘의 신세계를 만나게 된다. ‘제인 에어’는 ‘벌거벗고 누운 제인 에어’라는 제목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이들 책에는 각색한 작가와 오스틴의 이름이 나란히 저자로 올라간다.

이처럼 영국에서 고전을 잇달아 성인용 소설로 바꿔 내놓는 것은 최근 에로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 3부작 시리즈가 영어권에서 인기몰이 중인 데 편승하려는 전략이다.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 ‘성인판 트와일라잇’으로 불리는 이 소설은 대학생 아나스타샤 스틸과 거물 사업가 크리스천 그레이가 수갑 채찍 등을 사용해 성행위를 즐기는 선정적 내용을 담았다. 영국 작가 E L 제임스가 지난해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영어권에서 3100만 부가 팔렸고 이 가운데 미국에서만 발매 4개월여 만에 2000만 부가 넘게 나가며 선풍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소설의 인기 원인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책은 미국에서 전자책과 종이책이 거의 같은 비중으로 팔리고 있다”며 “책 제목이 노출되지 않는 전자책 덕분에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오만과 편견#베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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