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아이의 마음으로 어른의 세계를 살라

  • 동아일보

◇인생의 고난에 고개 숙이지 마라/마크 피셔 지음·배영란 옮김
308쪽·1만3000원·진성북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따르면 우리의 정신은 세 단계를 거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운 것들을 등에 짊어질 땐 낙타처럼, 남들의 성공에 대해 분석하고 하나하나 뜯어볼 땐 사자처럼, 이후 스스로 즐기며 새로운 것을 발명해낼 수 있게 되면 우리의 정신은 새롭게 태어난 아이처럼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떻게 성공하고 또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까.

이 책은 죽었다 유령으로 돌아온 백만장자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통해 이 같은 물음에 대해 해답을 제시한다. 주인공인 36세 철학과 교수 주인공 샤를은 소설가의 꿈을 접고 현실과 타협한 무기력한 인물이다. 그는 백만장자 아버지를 뒀지만 유산 한 푼 받지 못한다. 그 대신 아버지는 그가 100만 달러(약 11억3850만 원)를 벌었을 때 입고 있던 양복과 차고 있던 시계, 신고 있던 구두 한 켤레만 아들에게 남긴다. 아버지의 빈소에서 만난 거지의 마법으로 샤를에겐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사흘 동안의 시간이 주어진다. 소설가의 꿈을 잊어버린 채 자신감도 용기도 없었던 샤를은 유령이 된 아버지와의 짧은 만남을 통해 성공의 진리를 깨닫는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긴 가르침은 ‘잠에서 깨어나 아이의 마음으로 어른의 세계를 살아가라’는 것. 자아실현을 하는 데엔 백만금이 필요한 게 아니며 스스로 성취하고자 하는 용기와 자신감으로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와 사흘을 지낸 뒤 다시 소설가에 도전하는 것으로 희망의 마침표를 찍는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200만 부 이상 팔린 철학 우화집 ‘2달러를 빌린 백만장자’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이 책에서도 백만장자들의 성공비결을 장기(長技)인 우화 형식으로 풀어냈다. 유년기부터 급성 관절 류머티즘에 시달리며 방황하다 작가로 성공한 저자의 이력이 녹아 있기도 하다. 쉽게 읽히긴 하지만 다소 뻔한 내용이다. 아버지의 말 중 ‘메이드 인 코리아’를 언급하며 한국 사람으로부터 끈기를 본받으라고 조언하는 대목이 이채롭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책의 향기#자기게발#인생의 고난에 고개 숙이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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