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3’, ‘총각네 야채가게’·‘런닝맨’을 통해 개그맨보다 웃긴 캐릭터로 뜬 연기자 백진희(왼쪽) 이광수가 최근 다국적기업 음료 CF 모델까지 거머쥐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커플 같다. 190cm 키에, 한껏 힘을 준 바람머리를 하고 보라색 재킷을 입은 총각이 꾸벅 인사를 한다. 바니 머리띠에 알록달록 레깅스를 신고 오렌지색 재킷을 입은 깜찍한 소녀가 뒤따라온다.
이광수(27)와 백진희(22)다. 채널A ‘총각네 야채가게’와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하이킥3)을 각각 끝낸 두 사람을 코카콜라사 환타 광고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드라마에서 야채가게의 맏형 역할을 했던 이광수와 88만 원 세대 백수를 연기했던 백진희는 광고에서는 빅뱅, 소녀시대 못잖은 인기 아이돌로 나온다.
3개월, 7개월간 매달렸던 드라마를 막 내려놓았기 때문일까. 두 사람은 화려한 분장이 조금은 쑥스럽다고 말했다.
‘하이킥3’에서 인턴사원에 합격하려고 짜장면을 10초 안에 ‘흡입’하는 눈물겨운 연기를 했던 백진희는 원더걸스 소희처럼 보였다. 백진희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다”며 웃었다.
스모키 화장이 부끄러운 듯 귀까지 빨개지며 고개 숙이던 이광수는 “남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한 적이 없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동그란 눈을 치켜뜬 백진희는 “광수 오빠가 워낙 춤을 잘 춰서 아이돌로 데뷔해도 될 정도”라고 치켜세웠다.
이광수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기린’ ‘광바타’로 불리며 ‘예능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홍콩특집에서는 그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든 팬들이 몰려들어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저도 당황했어요. 어디론가 숨고 싶고. ‘사랑해요’라는 외침에 울컥했죠. 왜 홍콩 분들이 저를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요.”(이광수)
그러자 백진희가 “‘런닝맨’에 초대해 달라”며 슬쩍 압력을 넣었다. 이광수는 “내가 아직 그럴 위치가 아닌데…”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두 사람은 ‘하이킥’ 시리즈에 출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광수는 황정음, 윤시윤, 진지희 등과 함께 ‘하이킥2’에 출연했다. 둘 다 29일 종영한 ‘하이킥3’에 대해 할 말이 많을 터.
“처음에는 백수 ‘진희’가 이렇게 화두가 될 줄 몰랐어요. 마지막에 제가 취직을 하니까, 제 SNS에도 축하 글이 쇄도했죠.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해주는구나!’ 싶었죠. 학자금 대출, 취업대란으로 힘든 20대들이 기운 냈으면 좋겠어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니까요. 언젠가 빛을 볼 겁니다.”(백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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