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9가지 한식코스’ 미리 맛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2일 03시 00분


퍼스트레이디용 한식에 인삼샐러드… 타락잣죽…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 배우자들을 위한 27일 오찬 메뉴.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궁중타락잣죽, 삼색전, 식전 먹거리(배, 단감 등을 말린 것), 디저트(증편, 과일,
오미자 운무), 궁중 신선로, 백년초 침채, 산더덕 강정 및 봄 채소말이와 향초인삼샐러드.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정상 배우자들을 위한 27일 오찬 메뉴.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궁중타락잣죽, 삼색전, 식전 먹거리(배, 단감 등을 말린 것), 디저트(증편, 과일, 오미자 운무), 궁중 신선로, 백년초 침채, 산더덕 강정 및 봄 채소말이와 향초인삼샐러드.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한식당 ‘무궁화’의 주방. 평상시에는 점심과 저녁 사이에 쉬는 시간이 있었지만 이날은 눈코 뜰 새가 없었다. 2012 핵안보정상회의를 위해 방한하는 각국 ‘퍼스트레이디’들이 맛볼 한식 정찬을 미리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핵안보정상회의 둘째 날인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배우자 오찬이 진행된다. 이 오찬을 맡은 롯데호텔 총주방장 이병우 이사는 지난해 말부터 고심한 끝에 9가지 한식 코스 요리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 이사는 “전통적인 맛을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신토불이 제철 식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했다”며 “여성이 맛보는 요리인 만큼 섬세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실제 요리를 보니 전채 요리가 독특했다. 하얀 접시에 새끼손가락만 한 크기의 향초인삼샐러드, 봄 야채말이, 산더덕 강정이 나왔다. 이 이사는 “조금씩 음식을 내온 뒤 맛을 보는 ‘샘플러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유행”이라며 “각 요리의 양을 적게 하되 한식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향초인삼샐러드는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다. 실제 맛을 보니 그냥 쓰다기보다 신선한 쌉쌀함이 느껴졌다. 오일식초로 서양인들이 낯설어 할 쓴맛을 없앴기 때문이다. 산더덕 강정은 겉보기엔 양식처럼 보였지만 씹을수록 더덕의 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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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타락잣죽과 삼색전, 해물잡채, 한우숯불갈비로 이어지는 코스 중에서 특히 ‘세계화’에 신경 쓴 메뉴는 디저트다. 이 이사는 “한식이 취약한 부분이 디저트인데, 외국인들은 특히 떡의 질감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삭한 것도, 부드러운 것도 아닌 입에 철썩 달라붙는 느낌을 낯설게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케이크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증편’을 넣었다. 증편은 막걸리로 발효시킨 전통 떡이다. 역시 한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맛을 보니 향긋한 빵 느낌이었다.

하경태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운영관은 “‘한식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온 김윤옥 여사께서 이번 배우자 오찬에 각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 기간에 정상들에게 제공되는 26일 만찬과 27일 오찬은 업무와 겸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코스를 4가지로 압축했다. 아보카도와 토마토 샐러드, 아스파라거스 수프, 한우 안심스테이크 등으로 구성했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한국의 봄’을 주제로 전국 곳곳의 제철 유기농 식자재를 이용한 요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27일 회의가 끝난 뒤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특별만찬에는 게살로 속을 채운 두부찜, 숯불 갈비구이, 살얼음 홍시, 오미자차 등과 함께 봄나물 비빔밥이 테이블에 오른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한식#핵안보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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