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7단의 칼, ‘구리’를 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 농심신라면배 파죽의 4연승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농심신라면배 본선 11국. 김지석 7단(오른쪽)이 구리 9단을 상대로 승리해 4연승을 거뒀다. 중국 측에는 셰허 7단만이 남았다. 한국팀에는 김지석 외에 원성진 이창호도 남아있어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한국기원 제공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농심신라면배 본선 11국. 김지석 7단(오른쪽)이 구리 9단을 상대로 승리해 4연승을 거뒀다. 중국 측에는 셰허 7단만이 남았다. 한국팀에는 김지석 외에 원성진 이창호도 남아있어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한국기원 제공
바둑계의 엄친아 김지석 7단(23)이 중국 구리 9단(29)을 생애 처음으로 누르고 농심신라면배에서 4연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중일 5명씩 나와 연승전 형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중국팀은 셰허 7단(28)만 남았고, 한국팀은 김지석 외에도 원성진 9단(27)과 이창호 9단(37)이 버티고 있어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13번 열린 대회에서 11차례 우승하는 셈이다.

○ 김지석 파죽의 4연승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3회 농심신라면배 본선 11국. 중국 측은 예상을 깨고 구리를 먼저 내세웠다. 김지석이 구리에게 4전 전패한 점을 고려한 오더였다. 중국 측으로서는 3연승을 거두고 있는 김지석의 예봉을 꺾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김 7단은 앞서 중국 랭킹 공동 1위인 탄샤오 5단(21)의 5연승을 막은 데 이어 일본의 메이진·혼인보 타이틀 보유자인 야마시타 게이고 9단과 지난해 LG배 우승자인 중국의 조선족 기사 박문요 9단까지 이겨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흑을 든 김지석은 이날 중국식 포석을 들고 나왔고, 싸움바둑을 걸어갔다. 중반에 불리했으나 우상귀에서 백의 실수를 틈타 대마를 잡으며 역전에 성공하면서 203수 만에 불계승했다. 그는 구리에게 첫 승을 거두면서 4연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또 3연승 이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을 받는다는 규정에 따라 1000만 원도 덤으로 챙겼다.

○ 한국 기사 킬러 셰허와의 승부

김지석의 다음 상대는 한국기사 킬러인 셰허. 그의 기풍은 냉철한 계산형 타입.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조금씩 상대를 압박하다 빈틈이 생기면 집요하게 찌르고 들어온다. 한국 기사에게 유독 강하다. 셰허는 11회 대회 때는 5연승, 12회 때는 4연승을 거두는 등 농심신라면배에서만 11승 3패를 거둘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김지석은 2009년 이 대회에서 4연승을 하다 셰허에게 진 적이 있다.

하지만 김지석은 요즘 상승세다. 세계대회인 초상부동산배와 춘란배 대표로 선발됐다. 또 잉창치배 대표 선발까지 1판을 남겨놓고 있다. 올해 비공식 전적까지 포함하면 7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여세를 몰아 22일 대국에서도 승리하면 5연승으로 우승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 원성진 이창호 버티고 있어

김지석이 셰허에게 진다 해도 원성진과 농심배의 수문장 이창호가 버티고 있다. 원성진은 역대 셰허에게 1패를 안고 있지만, 지난해 말 구리 9단을 꺾고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해 상승세다. 이창호는 LG배에서 준우승을 했지만 여전히 세계대회 결승전을 맴도는 강자. 특히 셰허와는 3승 1패로 강하다. 그는 이 대회에 13회 모두 출전하면서 19승 2패로 90%가 넘는 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이 대회 최종 주자로만 9번 나서 8번이나 우승을 결정짓는 등 한국의 10차례 우승 가운데 8번을 본인 손으로 결정했다.

<3국 출전기사>

△한국=안국현 강유택(이상 탈락) 김지석 원성진 이창호

△중국=저우루이양 탄샤오 박문요 구리(이상 탈락) 셰허

△일본=야마시타 게이고, 유키 사토시, 하네 나오키, 다카오 신지, 사카이 히데유키(모두 탈락)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