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광고가 걸어온 길

  • Array
  • 입력 2012년 1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샤넬 수석 디자이너 라거펠트의 20여 년 사진작품전
김한용 ‘소비자의 탄생’전, 중년 관객에게 추억 선물

카를 라거펠트의 ‘Work in progress’전.
카를 라거펠트의 ‘Work in progress’전.
1983년부터 ‘샤넬’의 수석디자이너로 활동해온 카를 라거펠트 씨(74)는 패션계의 거장으로 명성이 드높지만 사진가로도 활동해 왔다. 1987년 사진가들이 촬영한 자신의 컬렉션 사진이 마음이 들지 않자 그는 직접 카메라를 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그는 패션사진을 비롯해 인물 누드 정물 풍경 건축 등 여러 장르를 오가며 개성 넘치는 사진을 찍어왔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Work in progress’전은 400여 점을 통해 20여 년간의 사진활동을 돌아보는 전시다. 3월 18일까지 . 02-720-0667

전시에선 컬렉션 사진뿐 아니라 예술사진과 단편영화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접할 수 있다. “패션은 변화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강조하는 디자이너답게 아날로그부터 디지털카메라를 섭렵하며 찍은 그의 사진작업에선 연구와 도전정신이 물씬 풍긴다. 미술가 오노 요코를 비롯해 세계적 모델과 영화배우 등 유명 인사들의 사진, 회화적 아름다움을 담은 흑백사진, 건축적 구조를 겹쳐 찍은 기하학적 이미지의 사진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라거펠트 씨의 사진이 상업성과 실험성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면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 19층에서 열리는 김한용 씨(88)의 ‘소비자의 탄생’전은 광고사진을 새로운 프리즘으로 조명한 점에서 흥미롭다. 3월 17일까지. 02-418-1315

전시장에는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쳐온 사람들에게 친숙한 상품광고 이미지가 즐비하다. 작품은 원색으로 촬영된 광고사진과 흑백으로 찍은 소비자사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맥주와 소주, 요즘은 볼 수 없는 양복감이나 털실을 팔기 위한 광고와 캘린더 등 상업사진들은 아련한 향수를 일깨우면서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겼던 대중소비문화의 시대적 변천사를 한눈에 엿보게 한다. 중년 이상 관객들에겐 최은희 김지미 최무룡 홍세미 고은아 문희 정윤희 등 왕년의 스타들의 한창때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미석 전문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