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밀리언셀러 작가 정은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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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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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규장각…’ 이어 ‘해를 품은 달’ 서점가 돌풍출판사측 “인터뷰 꺼려… 출판계약 등 모두 위임상태”

한 편의 역사 로맨스 소설이 새해 벽두 출판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소설가 정은궐의 ‘해를 품은 달’(파란미디어·전 2권)이 인터넷서점 예스24의 둘째 주(5∼11일) 집계 결과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14위에서 13계단 상승한 수치다. 이 소설은 한국출판인협회가 교보문고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9곳의 판매부수를 종합한 결과(6∼12일)에서도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로맨스 소설이 종합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해를 품은 달’은 2005년 시공사에서 처음 출간됐다. MBC가 4일부터 동명의 드라마로 내보내는 데 맞춰 지난해 10월 재출간했다. 출판사에 따르면 드라마가 방영된 후 일주일여 만에 10만 부가 판매됐으며 재출간 이후 총 30만 부가 나갔다.

이 소설은 왕세자인 ‘이훤’과 비밀에 싸인 무녀 ‘연우’의 극적인 사랑을 그린 허구의 로맨스물이다. 남녀의 애틋한 사랑이라는 기본적인 로맨스 소설의 공식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주변 캐릭터와 에피소드들을 덧붙이며 읽는 재미를 더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박현주 장르문학 비평가는 “코믹과 아련한 로맨스, 가끔 농익은 진한 장면들이 적절히 조화된 작품”이라고 평했다. 조현 소설가는 “역사물 코드를 가져와 기존의 정형화된 로맨스 물의 틀을 깬 것이 독자에게 좋은 평을 받은 비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작가의 작품들은 이미 국내에서 16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2007년)은 80만 부,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2009년)은 50만 부가 나갔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6개국에 판권이 판매됐고 ‘해를 품은 달’도 최근 일본과 출판계약을 했다.

‘정은궐표’ 로맨스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 작가는 ‘얼굴 없는 작가’다. 2004년 등단 이후 9년째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알려진 사실이라고는 30대 후반의 여성이며 소설가 외에 별도의 직업을 갖고 있다는 정도다. 정 작가는 신원이 공개될 것을 염려해 언론 인터뷰도 하지 않고 해외 출판계약 등도 출판사 대표에게 모두 위임한 상태다.

박대일 파란미디어 대표는 “정 작가가 사생활을 침해당할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나도 실제로 만난 횟수는 몇 번 되지 않고 연락은 주로 문자메시지로 하며 원고는 등기로 받는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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