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 55회 국수전… 정확한 백 대마사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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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조한승 9단
본선 8강전 8보(153∼173)

조한승 9단은 고민을 거듭하다 흑 153으로 끊어간다. 백 154로 따낸다 해도 흑 155로 두 점을 따내면 손실은 그리 크지 않다. 이 수는 팻감을 쓰는 것이 아니라 중앙 백 대마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백은 중앙을 손볼 겨를이 없다. 이세돌 9단은 백 156으로 패를 해소해 급한 불부터 꺼놓고 본다.

조 9단은 본격적으로 대마 사냥에 나선다. 흑 157, 161로 정확하게 찔러간다. 흑 171로 옥집을 만들어 궁도를 좁혀 들어가다 흑 173으로 치중해 백의 명줄을 끊는다. 정적이 흐른다. 그리고 이 9단은 돌을 거둔다.

계속 둔다면 참고도처럼 백 2를 선수하고 백 4로 끼워야 하는데, 흑 5, 7로 뚫어 놓으면 흑 9가 선수가 된다. 그러면 흑 13까지 흑이 살게 된다. 이 수순을 훤히 꿰고 있는 이 9단은 더 두지 않고 시원스레 패배를 인정한 것. 입단동기 대결에서 조 9단이 승리했다.

조 9단은 현재 여자상비군 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따 현역에서 한국기원 공익근무요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공익근무 기간에 뭔가 본인이 할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기원에서 여자상비군 감독을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해 자연스럽게 감독에 선임됐다. 여류기사들도 아주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대국이 없는 날은 대부분 여자상비군과 함께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156=○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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