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이 베를린필, 로열콘세르트헤바우, 뉴욕필 등 명문악단과 공동으로 세계적 작곡가들에게 매년 신작을 위촉해 연주한다. 이 신작들은 모두 서울시향의 현대음악 시리즈인 ‘아르스 노바’에서 선보인다.
공동위촉 첫 작품으로 파스칼 뒤자팽(59)의 ‘롱아일랜드의 아침-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1번’을 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아르스 노바 Ⅲ를 통해 아시아 초연한다. 서울시향이 라디오프랑스필, BBC 프롬스, 이탈리아 미토 페스티벌·RAI(이탈리아 방송협회)와 공동으로 위촉했다. 뒤자팽은 이 작품을 정명훈 예술감독에게 헌정했고, 6월 정명훈 지휘, 라디오프랑스필 연주로 프랑스에서 세계 초연됐다. 프랑스 작곡가인 뒤자팽은 독특한 색채미학으로 알려졌다. 그는 “하늘을 비추는 낯선 빛, 바다의 소리, 원을 그리며 나는 새들, 모래 향기에서 영감을 받아 쓴 곡”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향은 공동위촉 악단 중 유일한 아시아 파트너. 이번 공동위촉 참여는 국내 음악계에 오늘날 작곡계의 최신 경향을 신속히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은숙 아르스 노바 예술감독 겸 서울시향 상임작곡가는 “서울시향으로서는 유수한 교향악단과 동등한 위치에서 같이 사업하는 것이며, 작곡가에게는 신작이 초연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 연주될 기회가 보장되고, 관객으로서는 최신의 현대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서울시향은 2012년 베를린필, 토론토심포니 등과 함께 헝가리 작곡가 페테르 외트뵈시(67)에게, 2013년에는 로열콘세르트헤바우, 뉴욕필 등과 프랑스 작곡가 트리스탕 뮈라유(64)에게 작품을 위촉한 바 있다.
관현악 콘서트인 아르스 노바 Ⅲ에서는 뒤자팽의 작품 외에 너센(59)의 ‘불꽃놀이 팡파르’, 루토스와프스키(1913∼1994)의 ‘노래꽃과 노래 우화’(한국 초연), 프로코피예프(1889∼1953)의 ‘세 개의 오렌지의 사랑’ 중 교향적 모음곡을 들을 수 있다. 9일 서울 세종로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아르스 노바 Ⅳ는 체임버 콘서트다. 림(59)의 ‘폴’, 페델레(58)의 소프라노와 앙상블을 위한 ‘마야’, 하파넨(39)의 소프라노와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레이디스 룸’이 아시아 초연된다.
작곡가로서 독일 베를린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진은숙 씨는 “베를린에서는 명문악단들이 현대음악을 자주 연주하는 등 현대음악을 접할 수 있는 무대가 많아서 관객들이 낯설어하지 않는다. 한국도 저변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제한적이라 더 많이 관객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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