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잡으려 하지만 잡고 보면 덧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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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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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작가’ 이경미 개인전

작가 이경미 씨의 ‘당신은 달에 다녀온 이후에는 어디로 갈 것인가’(2011년).카이스갤러리 제공
작가 이경미 씨의 ‘당신은 달에 다녀온 이후에는 어디로 갈 것인가’(2011년).카이스갤러리 제공
낯선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고양이, 부드러운 천과 잔뜩 쌓인 책…. ‘고양이 작가’로 알려진 이경미 씨(35)의 작품에 되풀이 등장하는 소재다. 세상과 불화했던 아버지로 인해 힘들었던 유년시절. 작가의 분신 같은 외로운 고양이는 내면의 상처를, 한복집을 했던 어머니를 상징하는 옷감과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매달렸던 책은 상실과 고통에 대한 치유와 위로를 표현하는 매개체다.

10월 14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You don't own me)은 고양이 작품과 더불어, 한껏 부풀린 풍선을 통해 인간의 헛된 욕망을 이야기한다. 무언가 잡고자 하는 노력이 우리의 삶이지만 일단 잡고 나면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덧없는 순환의 고리를 일깨운 작업이다. 02-511-0668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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