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위에 붓질… 혼돈의 세상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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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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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현대미술 거장 리히터展
구상과 추상 영역 넘나들어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Onkel Rudi’. 마이클 슐츠 서울 갤러리 제공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Onkel Rudi’. 마이클 슐츠 서울 갤러리 제공
생존 작가 중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게르하르트 리히터(79)의 ‘Abstract spirit’전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10월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마이클 슐츠 서울 갤러리 (02-546-7955).

전후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리히터는 동시대 회화의 본질과 위치에 대해 꾸준히 탐구하면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장시켜 왔다. 동독 드레스덴 태생의 작가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익힌 뒤 1961년 서독으로 이주해 활동했다. 이미지 위에 이미지를 다시 그리는 작업으로 회화의 의미를 재해석한 그는 ‘사진이라는 리얼리즘과 회화의 붓질이 결합’한 고유한 회화양식을 구축해 명성을 얻었다. 자신이 찍은 사진, 신문과 잡지에서 선택한 사진을 캔버스에 그린 뒤 그 이미지가 흐릿하게 보이도록 채색해 현실의 혼돈과 모호함을 드러낸 것. 이런 작업은 ‘회화의 종말’이 거론된 시대에 구상과 추상, 사진과 회화, 고전과 반고전의 영역을 넘나들며 현대미술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에선 두꺼운 물감층을 붓과 솔, 스펀지 등으로 밀어내 완성한 화려한 색감의 추상회화를 중심으로 오프셋 프린트 작품 등 30여 점을 볼 수 있다. 소규모지만 1970년대 작품부터 유리판을 캔버스 삼아 제작한 근작까지 그가 추구한 추상회화의 세계를 일별할 수 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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