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연기됐던 제24회 후지쓰배 본선이 10일 오사카에서 개막해 14일까지 열띤 접전을 벌인다. 세계 대회 중 가장 오래된 후지쓰배는 그동안 우승자 15명 중 9명이 이 대회를 통해 세계대회 첫 우승을 기록할 만큼 세계바둑계의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우승을 향한 일본의 기대는 남다르다. 24회째를 맞지만 10회 대회(1997년) 이후 13년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데다 대지진으로 가라앉은 국민의 사기를 올리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일본기원 측은 우승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이 후지쓰배에 출격해 세계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이 9단은 현재 비씨카드배와 춘란배 등 세계대회 2관왕으로 후지쓰배에서 2번 우승한 바 있다. 한국기원 제공이번에 참가자 수를 24강에서 32강으로 늘리면서 늘어난 티켓을 자국에 많이 할당한 것이나, 라운드마다 국가별로 안배하던 대진 추첨을 사전에 모두 정한 것은 우승을 바란 주최 측의 어드밴티지. 하지만 우승은 역시 한국 또는 중국에서 나올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11∼20회까지 10연패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14회 우승할 정도로 인연이 깊다. 중국은 3회 우승에 불과하지만 최근 두 차례 우승해 강세다.
올해 본선 진출자 32강은 일본 13명 외에 △중국 8명 △한국 7명 △대만·유럽·북미·남미 각 1명.
한국에서는 비씨카드배와 춘란배 등 세계대회 2관왕인 이세돌 9단을 비롯해 응씨배 우승자인 최철한 9단, 박정환 9단, 허영호 9단, 이영구 8단, 김지석 8단, 강유택 4단 등 랭킹 상위자들이 출전한다.
중국도 만만찮다. 지난 대회 우승자인 쿵제 9단과 구리 9단(2008년 우승)을 필두로 LG기왕전 우승자인 조선족 박문요 5단, 셰허 7단, 창하오 9단, 퉈자시 3단 등이 포진해 있다. 일본에서는 한중일 최고수전에서 승리한 이야마 유타 9단, 장쉬 9단 등이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일본은 초창기 6차례 우승한 바 있다.
유력한 우승후보로는 역시 이세돌, 창하오, 구리, 이야마 유타 등이 꼽힌다. 이세돌의 대진운이 좋은 편이다. 이세돌 조에서는 추쥔 8단, 조치훈 9단 정도만 눈에 띄어 4강 진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 조에서는 셰허와 쿵제, 김지석이 강자. 셰허와 쿵제가 초반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이 조에서 올라오는 4강 진출자가 이세돌과 겨룬다.
나머지 조에서는 우승후보인 구리와 이야마 유타가 개막 첫날 맞붙어 하나는 떨어지게 돼 있다. 승자가 최철한 9단과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마지막 조에서는 박정환과 박문요가 강자.
구기호 월간바둑 편집장은 “이세돌 9단이 올해 세계대회를 2개나 따내는 등 상승세인 데다 대진운이 좋아 기대해볼 만하다”면서도 “세계 6대 바둑대회를 나눠 갖고 있는 5명이 모두 출전한 만큼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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