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15세 소녀 최정, 파죽의 8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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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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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 시니어 연승대항전서 오규철 9단 꺾어
서봉수 9단 9연승 기록에 1승만 남겨놓아

여류팀 제1장으로 나선 최정 초단이 연달아 시니어팀 기사 8명을 쓰러뜨렸다. 최 초단이 일곱 번째 대국에서 서봉수 명인을 상대로 바둑을 두는 모습. 사이버오로 제공
여류팀 제1장으로 나선 최정 초단이 연달아 시니어팀 기사 8명을 쓰러뜨렸다. 최 초단이 일곱 번째 대국에서 서봉수 명인을 상대로 바둑을 두는 모습. 사이버오로 제공
지난해 입단한 15세 꼬마 숙녀 최정 초단이 당대 한가락 했던 시니어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파죽지세의 8연승을 거뒀다. 이는 1997년 진로배 세계 연승바둑대회에서 서봉수 9단이 이뤄낸 9연승 기록에 1승 남겨놓은 대기록.

최 초단은 12일 밤 열린 제5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 8국에서 백전노장 오규철 9단(59)에게 흑으로 246수 만에 4집반을 이겨 8연승을 거뒀다. 이미 속기의 달인 서능욱, 두터운 바둑을 두는 ‘장비’ 장수영, 프로 도박사 출신의 풍운아 차민수, 백전노장 서봉수 명인 등 7명을 제치고 올라온 터였다.

고비는 7국 때였다. 시니어팀은 여류팀 1번 장수 최정에게 6명의 장수가 쓰러지자 연승을 저지하기 위해 ‘빅 3’(조훈현 유창혁 서봉수) 중 한 명인 서봉수 명인을 긴급 투입했으나 실패했다.

연승의 빛에 눈이 부신 탓일까. 아니면 오동통한 손을 가진 어린 소녀에게 제대로 한번 바둑을 가르쳐줘야겠다는 마음이 앞서서일까. 백전노장들이 잇달아 무너진 것은 반전무인이 되지 못한 탓이었을 것이다.

이로써 시니어팀에서 남은 장수는 조훈현 유창혁 김수장 안관욱 등 4명뿐. 하지만 여류팀은 아직 12명 전원이 살아있다.

최 초단의 8연승은 이 대회 신기록. 그전까지는 1기와 3기 때 조훈현 9단과 안관욱 8단이 각각 6연승을 거둔 적이 있다. 최 초단은 8연승 부수입으로 대국료 외에 700만 원의 연승상금(3연승 때 200만 원, 이후 1승마다 100만 원씩 추가)도 받게 됐다.

5연승을 목표로 했다는 그는 8연승 뒤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 기쁘다. 나는 싸움바둑이 좋다”고 말했다.

최 초단은 여자 국가대표상비군 소속으로 매주 화 목 자체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총 3회의 자체 리그전에서도 압도적 승률로 2번이나 우승했을 정도의 실력파.

최 초단의 스승인 유창혁 9단은 “최 초단의 바둑이 모양바둑이나 집바둑이 아니라 초반에는 발이 느린 편”이라면서 “그러나 싸움바둑에 강한 만큼 수읽기가 강하고 승부처에 대한 호흡이 좋다”고 말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45세 이상 시니어 대표 12명과 여자 대표 12명이 연승전으로 승부를 가린다. 우승 상금은 7000만 원.

○ 양 팀 대표

▽시니어팀=서능욱 김종수 장수영 차민수 김동면 김동엽 서봉수 오규철(이상 패배), 조훈현 유창혁 김수장 안관욱

▽여류팀=최정 루이나이웨이 박지은 조혜연 박지연 문도원 이슬아 이다혜 김미리 오정아 김나현 권효진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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