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비호감? 뭘해도 사랑스럽기만한 그녀… ‘최고의 사랑’ 구애정 역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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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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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한 배우 공효진(31)은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쓰고 자동차에서는 에어컨 켠 채 공회전 하는 대신 문을 열어 환경을 보호했다”며 웃었다. 김아연기자 aykim@donga.com
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한 배우 공효진(31)은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쓰고 자동차에서는 에어컨 켠 채 공회전 하는 대신 문을 열어 환경을 보호했다”며 웃었다. 김아연기자 aykim@donga.com
“인터넷에서 ‘공효진 한 마리 키우고 싶다’는 글을 봤어요. 흐뭇했죠.”

‘해냈다’는 성취감이 만면에 가득했다.

최근 종영한 MBC ‘최고의 사랑’에서 인기 절정의 걸그룹 멤버였지만 각종 루머와 오해로 비호감 연예인으로 전락한 ‘구애정’을 연기한 공효진(31).

드라마에서는 ‘뭘 해도 욕먹는’ 비호감이었지만 현실에서는 ‘뭘 해도 사랑스러운’ 여자가 됐다. 예쁘게 보이려고 치장하지도 않았고 머리도 “한 번 빗어주고 싶을 정도로 뻗쳐 있었”는데 시청자들은 구애정이 사랑스럽다고 난리였다.

“‘최고의 사랑’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종지부를 찍고 싶었어요. 내가 이상형인 사람까지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성공한 것 같아요.(웃음)”

로맨틱 코미디 물이었지만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드라마에서 “한때는 열광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 헌신짝이 되는” 연예인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비호감이지만 열심히 방송하며 살아가는 구애정은 대중들이 생각 없이 던지는 상처까지 이해하며 살아가는 대인배”라고 말했다.

안티 팬 없는 공효진이지만 같은 연예인인 이상 내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구애정의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은퇴하는 것도, 구애정처럼 생계형 연예인으로 남는 것도 쉽지 않겠죠. 은퇴하고 다른 사람으로 살기에는 꼬리가 긴 직업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 직업이라 그런지 중독되는 게 있어요.”

또 “20대 초중반에는 재미없으면 당장이라도 그만둘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와 보니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며 “재미있다고 하고, 재미없다고 떠날 수 있는 직업이 아니었다”고 멋쩍어했다.

공효진은 ‘최고의 사랑’에서 생활 연기의 절정을 보여줬다. 코믹 연기를 보여준 차승원(독고진 역)과 정반대의 연기 톤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는 평을 받았다.

“항상 옆에서 사람들이 진짜 이야기하는 것처럼 대사를 하려고 해요. 좀 더 예쁘게, 좀 더 멋지게 이야기해야지 그런 거 다 빼고 가장 편안하고 빠르게 대사를 전달하려고 하죠.”

차승원과 진짜 사랑하는 사이 같았다고 하자 “둘 다 짝이 있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싱글끼리 연기하면 조금만 친해져도 ‘쟤네 분위기 이상하네’ 하는 말이 나올 수 있어서 조심하게 되는데 승원 오빠도, 저도 짝이 있다 보니 편했어요. 촬영이 끝날 때마다 승원 오빠가 안아주면서 ‘수고했어’ 그랬는데도 오해한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공효진은 동갑내기 배우 류승범과 10년째 열애 중이다.

드라마는 독고진과 구애정이 결혼해 딸을 낳고 잘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종영을 아쉬워한 누리꾼들은 17회 예고편 동영상을 제작했다. 예고편에서 구애정은 다시 톱스타가 된다.

그는 만약 연장이 됐다면 “구애정은 분명 지금보단 나은 상황을 맞을 것 같다. 활발하게 활동하며 독고진과 함께 ‘스타 부부쇼’에 나갔을지도 모르겠다”며 소리 내어 웃었지만 당분간은 드라마 촬영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파스타’를 찍으면서 많은 분량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촬영에 엄청 고생했어요. 그런데 ‘최고의 사랑’은 그보다 더 무리한 스케줄이어서 초반부터 스트레스였죠. 뜨거운 물에 손을 담갔다가 데었는데, 다시 손을 담그려니 담가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촬영 내내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지 긴 한숨을 내쉬던 그가 갑자기 씩 웃더니 “참 신기한 건 이렇게 죽을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또 하고 싶다는 거다. 특히 좋은 결과가 있었을 때는 다음 작품을 하기 전에 더 기대된다”며 “일 년쯤 지나면 다시 드라마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예인은 결국 상품이다. 인터뷰 말미 그에게 대중들에게 어떻게 소비되고 싶냐고 물었다. 미간을 찡그리고는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사실 소비된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입을 열었다.

“되게 멋지게 사는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어요. 멋진 배우가 아니라 멋지게 사는,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겁 없이 용감하게 사는 사람으로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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