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목대비 장수기원 잔치, 장렬왕후 장례, 경희궁 중건… 과정 낱낱이 기록
佛서 돌아온 297권중 5권 공개… 어람용 원래 비단표지 2점도 19일부터 중앙박물관 특별전
① 인조가 인목대비의 장수를 기원하며 마련한 잔치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풍정도감의궤’ (1630년).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 가장 오래됐으며 유일본이다. ②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에게 존호를 올릴 때의 의식 정차를 기록한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 (1686년). 어람용으로 원래의 비단표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③ 장렬왕후의 국장 과정을 기록한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 (1688년). 어람용 유일본이다. ④ 사도세자의 장남 의소세손(정조의형)의 장례 과정을 기록한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 (1725년). 의소세손은 세 살에 세상을 떠났다. 어람용 유일본이다. ⑤ 경희궁 중건 과정을 기록한 ‘사궐영건도감의궤’ (1831년). 어람용이다. ⑥ 4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처음 공개한 외규장각 의궤 5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국입중앙박물관의 김영나 관장(오른쪽)과 유새롬 학예연구사. 김재명 base@donga.com
프랑스에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일부가 처음 공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일 서울 용산구의 박물관 수장고에서 외규장각 도서 297권 가운데 의궤 5권을 언론에 공개했다. 외규장각 도서는 올해 4월 14일부터 5월 27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한국에 돌아온 뒤 훈증(소독) 및 정리작업을 거쳐 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이날 공개한 의궤는 ‘풍정도감의궤(豊呈都監儀軌)’(1630년),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莊烈王后尊崇都監儀軌)’(1686년),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莊烈王后國葬都監儀軌)’(1688년),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懿昭世孫禮葬都監儀軌)’(1752년), ‘서궐영건도감의궤(西闕營建都監儀軌)’(1831년)로 잔치 장례 존숭(존호를 올리는 일)과 궁궐 건축 등 분야별 의궤의 정수를 보여주는 의궤다. 이 가운데 ‘풍정도감의궤’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는 국내에 남아 있지 않은 유일본이다.
‘풍정도감의궤’는 1630년 인조가 인목대비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열었던 잔치를 기록한 의궤. 외규장각 의궤 중 가장 오래됐으며 잔치 의궤로서도 가장 오래된 것이다. 풍정(豊呈)은 궁중 잔치를 뜻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의궤의 원래 비단표지 두 점도 함께 공개했다. 외규장각 의궤를 소장했던 프랑스국립도서관은 1970년대 후반 297권 중 286권의 표지를 바꿔 개장(改裝)했다. 당시 떼어 내 보관해오다 외규장각 도서와 함께 한국에 반환한 것이다. 이 비단 표지들은 어람용(御覽用·임금이 보는 것) 의궤의 표지 장정의 변천 과정과 조선 왕실용 비단의 특징 및 품격을 잘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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