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토로 빚은 환상… 함진 씨 두 번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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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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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함진 씨의 조각.PKM갤러리 제공
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함진 씨의 조각.
PKM갤러리 제공
검은 먼지 덩어리처럼 보이는 것들이 갤러리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바짝 다가서 살펴보니 애벌레의 얼굴과 꽃, 작가의 지문 흔적까지 구상과 반추상을 넘나드는 온갖 이미지들이 그 속에 뒤엉켜 있다. 감탄이 나올 만큼 섬세하고 치밀한 조각이다.

함진 씨(33)의 두 번째 개인전에서 만난 작업이다. 전시장 1층에서는 작가의 고된 노동이 집약된 검은 점토 조각을, 2층에는 활달한 색채가 물결치는 평면 작업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선 1cm 크기의 초소형 미니어처 조각으로 사람과 건물이 어우러진 흥미로운 소인국을 연출했던 예전과 확 달라진 작업을 볼 수 있다.

고무 성분이 섞인 검은 점토로 만든 그의 신작은 환상적이고 기이한 형상이 어우러진 미세한 우주의 풍경을 펼쳐낸다. 뚜렷한 이야기를 담기보다 손과 핀셋 등을 이용해 그때그때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만든 조각이다.

2004년 첫 개인전을 가진 작가는 이듬해 베니스 비엔날레와 도쿄 모리미술관 등 해외 전시에 참여하면서 주목받았으나 새로운 작품을 모색하며 한동안 힘든 시기를 건너왔다. 작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스며든 신작에서 한층 깊고 넓어진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7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화동 PKM갤러리. 02-734-9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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