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97부터 백 106까지 이런 정도의 곳이다. 흑이 만약 흑 109를 보강하지 않고 손을 빼 큰 자리로 가면 사활이 어떻게 될까. 참고 1도처럼 흑이 반상 최대인 흑 1에 놓는다면 백은 2로 젖히며 흑대마를 잡으러 간다. 흑이 3으로 둔다면 백 4를 선수하고 백 8로 놓아 흑 대마가 잡힌다.
그렇다면 흑이 사는 수는 정녕 없는 것일까. 참고 2도 흑 3이 묘수다. 백 4에 대해서는 흑 5, 7로 두어 ‘가’와 ‘나’를 맞보기로 해 흑이 살아 있다.
박정상 9단도 이 사활을 알고 있었겠지만, 지키는 게 실리가 크다고 본 듯하다. 그래서 흑 109로 보강한다. 결국 반상 최대인 110의 자리는 백에게 손이 돌아왔다. 점점 백진이 깊어지면서 백의 우세가 굳어지고 있다.
박 9단은 이제는 집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안다. 이제 남은 것은 좌상 백대마와 하변 백대마를 엮어 하나를 잡든지, 백대마들을 공격하면서 우변 백진을 자연스럽게 깨야만 승산이 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갈까. 흑 111, 113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이 수는 하변을 노리는 듯 보이지만 좌상변 백대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백도 자칫 한 발짝 벗어나면 잘못될 수도 있다. 백은 114로 이어 최대한 몸조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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