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민중극단 ‘한강의 기적…’ 한무대서 만나는 현대사 세 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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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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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이병철… 정주영…
내일∼29일 대학로 소극장

연극 ‘한강의 기적’의 세 주인공. 왼쪽부터 정주영 역 김춘기 씨, 이병철 역이병술 씨, 박정희역 장두이 씨. 민중극단 제공
연극 ‘한강의 기적’의 세 주인공. 왼쪽부터 정주영 역 김춘기 씨, 이병철 역이병술 씨, 박정희역 장두이 씨. 민중극단 제공
한국 근대화의 설계자로 꼽히는 박정희(1917∼1979), 반도체산업에 대한 투자로 정보기술(IT) 강국의 씨앗을 뿌린 이병철(1910∼1987), 건설과 조선, 자동차산업을 통해 ‘바이 코리아’의 신화를 이룬 정주영(1915∼2001). 1910년대에 태어나 식민지였던 모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현대사의 세 거목을 동시대인으로 조명한 연극이 공연된다. 13일 개막할 민중극단의 ‘한강의 기적―박정희와 이병철과 정주영’이다.

“세 사람 관련 저술들을 꼼꼼히 살펴봤는데 각각의 인물을 다룬 책들에는 다른 두 사람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더라고요. 하지만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세 사람이 굉장히 큰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작품을 쓰고 연출한 정진수 민중극단 상임연출가의 말. 그는 상상력을 가미하기엔 세 사람 모두 ‘현재와 너무 밀착돼 있어’ 철저히 사실로만 연극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세 사람의 행적을 일일이 연표로 제작한 뒤 세 사람이 서로를 만나는 교차점을 찾아내는 힘겨운 작업을 펼쳤다. 배우들도 그 복잡한 시계열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내기 위해 이를 달달 외워야 했다. 이병철과 정주영의 일대기를 연극과 뮤지컬로 제작했던 배우 장두이 씨가 박정희 역으로 출연하고 이병철 역으론 이병술 씨, 정주영 역으론 김춘기 씨가 출연한다. 국회의원 출신 배우 정한용 씨는 배우 1역으로 정병호 씨와 번갈아 출연하며 해설자 역할을 맡는다.

정한용 씨는 “나도 좌파적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지만 지금까지 부엌에서 며느리 얘기만 들어왔다면 이젠 안방으로 건너가 시어머니 이야기도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발독재 시대를 전태일의 시각에서도 보고 그 시대를 이끌었던 상층부의 시각에서도 볼 때 양자를 종합한 공정한 평가가 나올 수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장두이 씨는 “한국 근대화를 이끈 세 분에 대해 젊은이들이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출가 정진수 씨는 지난해 이승만 대통령이 공산주의에 맞서 오늘날 한국 번영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초점을 맞춘 연극 ‘이승만과 6·25전쟁’을 내놓았다.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 1만5000∼2만 원. 02-532-5601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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