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달란트가 쌀이라고 한다면, 영화는 쌀로 밥을 짓는 것이고, 그림은 남은 밥을 가지고 술을 만드는 것이다”
하정우는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고백했다.
어린 시절 하정우는 오치균, 박대성, 권순철 등 개성있는 국내 화가들의 작품을 보며 자랐다. 그림 수집에 취미가 있는 아버지 김용건 덕이었다.
미술품에 둘러싸여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미술 실기 대회에서 금상을 타내며 재능을 보였다.
배우가 된 후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미술관이나 화랑을 찾던 그는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다. 피카소와 미국의 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락, 낙서화가 장 미쉘 바스키아를 동경하며 이미지와 형태의 조합으로 그림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황해>를 찍으며 하정우는 광대를 모티브로 한 피에로 시리즈를 그리기 시작했다. “영화를 찍으며 그간 억눌려 있었던 감정을 그림으로 분출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자신의 속마음을 감춘 채 늘 웃고 있어야하는 광대, 즉 배우들의 이면을 담고 싶었다”는 말처럼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배우들이 익명 혹은 상징적으로 등장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패러디한 <모나리나>. 그림에 쓰인 암호같은 숫자들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500이라는 숫자는 스타가 첫 번째 계약하는 500만원이라는 상징적인 계약금, 168 46은 여배우의 몸매를 뜻한다. 그림 속 여성은 얼굴 부분 부분에 꿰맨자국을 가지고 있다. 여배우의 아름다운 이미지 뒤에 숨겨진 수많은 상처를 나타내는 듯하다.
하정우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취미라기보다 내가 버틸 수 있는 삶의 수단이다”라며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표했다. 그는 “배우로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고충을 오직 그림으로 치유한다”고 털어놓았다.
전시정보
전시명 하정우 PIERROT 개인전 전시기간 및 장소 ~ 2011.3.15 (화) 인사아트센터 1층 본전시관 2011.3.18(금) ~ 3.31(목) 대구 동원화랑 전시시간 오전 10시~ 오후 7시 문의 인사아트센터 02-736-1020 대구 동원화랑 053-423-1300 글·권소희<더우먼동아 http://thewoman.donga.com 에디터 uiui0620@naver.com> 작가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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