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 열려라, 책세상!]아파트에 나타난 개미들, 살려주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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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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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고맙다고 했어
이상권 글·김병하 그림 116쪽·8500원·웅진주니어

주말농장을 하는 기재네 식구는 어느 봄날 텃밭에 조그만 연못을 만들었다. 개구리들이 와서 알을 낳으라고 만든 이 연못에는 날마다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 물달팽이, 물땡땡이, 지렁이, 소금쟁이, 장구애비….

어느 날 연못가에서 풀이 흔들리더니 손가락 굵기에 연필 길이만 한 뱀이 나타났다. 까만 바탕에 초록색, 빨간색 줄무늬가 새겨진 새끼뱀이었다. 기재는 처음엔 무서웠지만 점점 걱정이 커졌다. 주말농장을 하는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당장 죽이려고 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기재와 동생 지현의 고민 섞인 대화가 오간다.

“뱀이 커서 결혼할 때까지만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는데.” “뱀한테 사람들이 오면 꼭꼭 숨어 있으라고 말하면 좋겠는데.” “뱀이 요술을 부려서 숨으면 좋을 텐데.”

남매는 새끼뱀을 지켜주기로 결심하고, 다른 주말농장에 오는 아이들을 모아 어른들 몰래 비밀모임을 만든다.

미동이네 새 아파트에 한 무리의 개미가 나타났다. 어른들은 개미를 없애기 위해 여러 차례 숨이 막힐 정도로 소독약을 뿌렸다. 그러나 어느 날 또다시 개미가 나타나 과자 부스러기를 물고 미동이 앞을 지나 치자나무 화분으로 모습을 감췄다. 그곳이 소굴이었다.

미동이도 처음엔 개미가 싫었지만 어른들 등쌀에 살 곳을 못 찾고 헤매는 모습이 안타까워 개미가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기로 결심했다. 미동이는 물을 채운 함지박 가운데 돌을 놓고 화분을 얹어 ‘개미 섬’을 만들었다.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들로 산으로 가고, 주말농장을 찾지만 개미가 한 마리라도 나타나면 온 집안에 약을 뿌리는 게 어른들의 모습이다. 아이들이라면 어떻게 할까.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담은 단편 모음집. 이야기 속 아이들은 그들의 눈높이에서 나온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동물과의 공존법을 찾아낸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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