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동화 읽으니 외국인 더 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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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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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 다문화인식 개선사업
안산-울산-강릉 등 전국 9곳 참여

23일 경기 안산시 석수골작은도서관 교실에서 아이들이 낯선 그림들로 가득 찬 필리핀 동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안산=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23일 경기 안산시 석수골작은도서관 교실에서 아이들이 낯선 그림들로 가득 찬 필리핀 동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안산=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선생님, 이게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어요.”

조다은 양(8)이 고사리손을 들고 ‘깔깔마녀’라 불리는 심지은 선생님(41)에게 질문을 했다. 다른 아이들은 필리핀 동화 ‘더 보이 후 터치트 헤븐(The Boy Who Touched Heaven)’의 그림들 속에 말풍선을 그려 넣으며 자신들만의 그림책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계단식 논이야. 크면 배울 거야.”

선생님이 미처 대답할 틈도 없이 함께 수업을 듣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림 속에는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필리핀 바나우에의 산악 농경지 ‘라이스 테라스’의 풍광이 담겨 있었다. 23일 오전 경기 안산시 석수골작은도서관에서 ‘아시아의 그림책 만나기’ 수업이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1월부터 함께 진행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을 통한 다문화인식개선사업’의 일환이다.

1시간 30분 동안의 수업이 끝나고 김소은 양(10)은 “필리핀 동화는 우리나라 동화랑 그림이 많이 다른 것 같다. 동화책을 보면서 필리핀의 자연 환경과 필리핀 사람이 예전에 입던 옷도 알 수 있었다. 기회가 되면 필리핀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은아 석수골작은도서관 관장은 “이제는 아이들이 외국인들에게도 먼저 스스럼없이 다가간다. ‘국경 없는 마을’의 저자 박채란 선생님을 모시는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와 시각을 배우고 개방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작은도서관을 통한 다문화인식개선사업’에는 안산 석수골작은도서관을 비롯해 울산 전하작은도서관, 강릉 로하스작은도서관 등 8개 시군의 작은도서관 9곳이 참여하고 있다. 엄마는 한국 요리를 배워 자신만의 요리책을 만들고, 아이는 엄마 나라의 동화를 배우는 다문화가정 참여 프로그램도 있고 그 밖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 김수현 사무관은 “작은도서관은 누구나 자주 찾아갈 수 있는 그 마을 사랑방으로 서로 간의 벽을 뛰어넘는 만남의 공간이다. 이번 사업이 반응이 좋아 다문화 자료실 구축 등 기존에 하고 있던 사업들을 주민들의 생활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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