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잘못 끼운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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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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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이세돌 9단
본선 4강 1국 3보(49∼68) 덤 6집 반 각 3시간

흑으로선 갑갑한 상황이다. 살 길도 쉽지 않은 데다 살아도 좋다고 보기 힘들다. 그래도 일단 살아놓고 봐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있다.

우선 흑 51로 막는 수는 생략할 수 없다. 이 수가 없이는 흑 돌이 공중에 붕 뜬 상태를 면할 수 없다. 이 수를 바탕으로 흑 53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좌변에서 집을 만들기가 쉽다.

흑 57이 논란을 불렀다. 국후 두 대국자는 이 수를 패착으로 지목했다. 백 58이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백 58이 없다면 참고도 흑 1을 선수로 둘 수 있다. 이어 흑 3으로 뒀으면 백도 어려웠다는 감상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검토 과정에서 참고도 흑 1을 뒀어도 흑이 살기가 쉽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예를 들어 참고도 흑 7, 9로 궁도를 넓혀도 백 14로 두는 수가 있어서 흑이 못 산다는 것. 물론 다른 변수가 수없이 많지만 어느 길이든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백 60 같은 수가 ‘독사’ 최철한 9단다운 매운 공격이다. 너무 움츠러든 것 같지만 흑의 탈출로를 봉쇄하는 데는 가장 효과적이다. 모양에 구애받지 않고 이런 수를 찾아낸다는 것이 그의 가공할 공격력을 보여준다. 백 60이 있어 64로 나오는 수가 성립한다.

흑 대마를 옭아맨 포승줄이 더욱 꽉 조이고 있다. 이세돌 9단이 괴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초반부터 대마가 죽을지 모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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