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책’에 들지 못했지만 올 한 해 호평을 받은 책들이 있다. 선정위원들이 추천한 책 가운데 근소한 차이로 ‘올해의 책’에 선정되지 못한 10권을 추렸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五感)이 보편적이지도, 역사 초월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사회문화적 상황에 따라 감각을 인식하는 인지과정이 어떻게 달랐는지를 보여준 ‘감각의 역사’(마크 스미스·수북)가 아쉬운 책으로 꼽혔다. 문학평론가 강유정 씨는 “다매체 시대, 시각중심주의를 통해 다감각주의를 상상한다”는 평을 남겼다.
‘곤충의 밥상’(정부희·상상의숲)은 1년간 관찰한 곤충의 생활을 글과 사진으로 엮은 책. 박재환 에코리브르 대표는 “놀라울 정도로 디테일한 관찰의 결과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정치학자의 정치 선택이론의 결정판적 저서”라는 평가와 함께 ‘공유의 비극을 넘어’(엘리너 오스트롬·랜덤하우스)를 추천했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철학의 프리즘으로 한국 현대시 읽기의 새로운 창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강신주·동녘)에 한 표를 던졌다. 김기중 더숲 대표는 “지금 시기의 우리에게 비스마르크는 크게 와 닿는다”면서 ‘비스마르크 평전’(강미현·에코리브르)을 꼽았다.
이 밖에 △세계적 거부들의 재산기부 운동, 기업들이 벌이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 운동 등을 통해 ‘인간적인’ 자본주의를 모색한 ‘박애자본주의’(매튜 비숍·사월의책) △조선 후기의 진경산수화를 연구한 예술역사서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이태호·생각의나무) △꼼꼼한 고증과 글 솜씨로 조선시대의 풍속을 들려주는 ‘조선풍속사’(강명관·푸른역사)가 비문학 분야의 ‘아쉬운 책’에 이름을 올렸다.
문학 분야에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간절하게 숨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바람이 분다, 가라’(한강·문학과지성사), 오르한 파무크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처음 선보인 장편 ‘순수 박물관’(민음사)이 ‘올해의 책’에 버금가는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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