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부활,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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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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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콘서트 때 ‘진짜 록’ 보여줄 것, 도공이 그릇 깨뜨리듯 26년 담금질”

콘서트를 앞둔 부활은 최근 신경이 곤두섰다. 이들은 “도공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백 번 그릇을 깨뜨리는 것처럼 음악적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콘서트를 앞둔 부활은 최근 신경이 곤두섰다. 이들은 “도공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백 번 그릇을 깨뜨리는 것처럼 음악적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그간 몇 번 주목받은 적은 있었죠. 노래 ‘희야’ ‘사랑할수록’과 보컬 이승철로…. 그러나 밴드 ‘부활’은 주목받지 못했어요. 심지어 일부 방송에선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가 이승철 노래라고 자막에 나오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 밴드 결성 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록그룹 부활은 요즘 ‘펄펄’ 날아다닌다. 멤버들의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지도가 높아져 그들의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콘서트 준비에 한창인 부활을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났다. 공연 일정은 24일 오후 8시, 25일 오후 7시 그랜드힐튼호텔, 31일 오후 4시 8시 경북 경주시 현대호텔 컨벤션홀. 1544-2498

리더 김태원의 TV 나들이는 멤버들의 적극적인 권유가 계기가 됐다. 드러머 채제민은 “독특한 일상의 모습이 예능에 어울릴 것 같다”고 등을 떠밀었고, 베이시스트 서재혁은 “형의 인간성과 음악이 자연스럽게 부각돼 부활 활동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부활은 이번 공연을 위해 예능에서 인기를 얻은 ‘넬라 판타지아’ 록 버전과 기타 연주, 록으로 부르는 만화 주제가 등을 준비했다. ‘네버 엔딩 스토리’와 ‘사랑할수록’ ‘노을’ 등 서정성이 특징인 부활 히트곡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서재혁은 “그렇다고 아이돌 가수 스타일의 무대를 만들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오랜 시간 갈고닦은 ‘진짜’ 연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활을 거친 보컬만 8명. 현재 보컬을 맡고 있는 정동하는 9번째 보컬이다. 멤버들이 교체될 때마다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팀 해체를 생각해본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모두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태원은 “밴드의 존폐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1986년에 부활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나 1993년에 부활 음악을 들었던 팬들을 등지고 싶지 않았다”면서 “영국 록밴드 롤링스톤스처럼 오래 존재하는 밴드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예능을 통해 팬 층을 넓힐 기회를 마련했지만 무대 위에서 정작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오히려 음악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부활의 제대로 된 부활을 위한 중요한 시기다.

김태원이 갑자기 “이 친구 요즘 엄청 ‘깨지고’ 있다”며 인터뷰 내내 얌전히 듣고만 있던 정동하를 가리켰다. 이에 정동하는 “그간 인터뷰에서 ‘어떻게 버티냐’는 질문을 받을 때 이해가 안 됐는데 최근엔 그야말로 연습 때문에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듣는 노래가 다른데,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노래를 들으면서 ‘좋다’고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들에게 ‘오래된 밴드가 저 정도면 잘하네’라고 듣는 건 싫어요. ‘나이 들고 오래되니까 더 멋있고 잘하네’란 말을 들을 겁니다.”

데뷔 당시의 예민한 상태로 다시 돌아갔다는 김태원의 말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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