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11>老吾老하여 以及人之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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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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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전체에서 仁政의 본질을 가장 알기 쉽게 설명한 구절이다. 내 노인을 노인으로서 섬기는 마음 및 예절로 남의 노인을 섬기고, 내 어린이를 어린이로서 양육하는 마음 및 방법으로 남의 어린이를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仁政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정치가라면 자기 가정에서 먼저 仁을 실천하고 그 마음을 타인에 대한 배려와 백성을 위한 정치에 推廣(추광)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주자는, 옛사람은 반드시 어버이를 어버이로서 섬기는 親親에서부터 백성을 어질게 대하는 仁民에 이르고, 거기서 다시 동물을 사랑하는 愛物로 나아갔다고 했다. 가족과 사회와 생태구조를 동심원의 확장 구조로 본 것이다.

老吾老에서 앞의 老는 노인을 섬기는 禮로써 노인을 섬긴다는 뜻이다. 吾老는 나의 父兄, 人之老는 남의 父兄을 가리킨다. 즉, 앞의 老는 동사, 뒤의 老는 명사이다. 及은 미친다, 이른다는 뜻이다. 幼吾幼에서 앞의 幼는 어린이를 어린이로서 기른다는 뜻이다. 吾幼는 나의 子弟, 人之幼는 남의 子弟를 가리킨다. 즉, 앞의 幼는 동사, 뒤의 幼는 명사이다. 運於掌은 손바닥 위에 놓고 움직인다는 말로, 매우 쉬움을 뜻한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굶주린 백성들이 아이를 버리는 것을 보고 遺棄(유기)된 아이들을 거두어 기르는 실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의 아이를 양자로 받아들이는 조례가 있기는 했지만 양자 들이는 풍습이 정착되지 않아 아이들이 유랑하게 되는 현실을 가슴 아파한 것이다. 나의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확장하여 남의 어린이를 진정으로 사랑했기에 兒童 遺棄의 현실을 목도하고 이런 제안을 했으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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