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국제철학학교 소재 첫 다큐 만든 니시야마 유지 교수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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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본질 묻는 인터뷰 형식 관객과 위기극복 방법 찾고싶어”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1983년 프랑스 파리 5구역 데카르트 거리의 한 건물에서 국제철학학교가 설립됐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 도미니크 르쿠르 등이 세운 이 학교는 국가지원금을 재원으로 비영리로 운영된다. 일반 대학과 달리 학위나 시험이 없고 학비나 입학자격도 없다. 강의는 모두 토론 중심의 세미나 형식이고 서평회나 심포지엄도 열린다. 현재 세미나만 연간 100회 정도 열리고 있다.

28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는 연세대 국학연구원 주최로 국제철학학교를 소재로 한 첫 다큐멘터리 영화 ‘철학의 권리’ 상영회가 열렸다. 이 작품의 감독은 바로 프랑스 철학을 전공한 철학자이자 이번 영화로 감독 ‘데뷔’를 한 니시야마 유지(西山雄二·39·사진) 일본 도쿄메트로폴리탄대 교수. 그는 이 상영회에 참석해 70여 명의 관객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뒤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회에도 참여했다.

니시야마 교수는 “철학은 본래 ‘좀 더 잘 생각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인류 보편의 권리다. 이 같은 욕망과 달리 국가의 지원이나 대학 같은 제도의 보호를 받으면서 생겨온 괴리를 영화를 통해 사유해 보고 싶었다”고 영화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영화는 국제철학학교의 교실 풍경이나 수업 내용을 담지 않는다. 그 대신 이곳의 전현직 프로그램 디렉터(국제철학학교의 세미나를 주관하는 역할) 6명에게 철학교육이 필요한 이유와 철학의 본질적 역할 및 의미를 묻는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영화에서 “국제철학학교에서 철학은 처음부터 존중받는 위치를 포기했다” “철학을 지키는 것은 사회를 지키는 한 방편이다” “국제철학학교에서 철학은 언제나 무엇에 대한 관계로 열려 있다” “철학에서의 지식 전달은 제도화된 지식이 아니라 질문의 형태를 띤다” 등의 답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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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지난해 9월부터 일본과 중국 홍콩 미국 프랑스 등에서 30회가 넘는 상영회가 개최됐다. 2011년에는 영국과 독일 불가리아 등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니시야마 교수는 “영화를 완성하고 보니 대답만 있고 대화가 없다는 반성이 들었다.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영화가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상영회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인문학의 위기, 철학의 위기가 세계 공통의 현상이라는 뜻이겠죠. 하지만 영화를 통해 여러 관객을 만나 대화하다 보면 그런 위기, 극복 방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리라는 희망도 갖고 있습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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