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75>不違農時면 穀不可勝食也며…

  • Array
  • 입력 2010년 9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맹자는 양혜왕의 종래 구휼방식으로는 인구를 증가시킬 수 없으므로 옆 나라보다 인구가 많아지길 기대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고서 백성을 위하는 진정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제시했다. 백성의 생활조건 혹은 토대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곧, 함부로 토목공사를 일으키지 않아서 백성이 편안하게 농사를 짓게 하는 일, 山林과 川澤(천택)의 자연을 아끼고 거기서 산출되는 이익을 위정자와 백성이 공유하는 일이었다.

위의 언설은 세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不違農時면 穀不可勝食也라’, ‘數고를 不入(오,호)池면 魚鼈을 不可勝食也라’, ‘斧斤을 以時入山林이면 材木을 不可勝用也라’의 셋인데 처음 것은 짧고 뒤의 둘은 길다. 셋은 각각 不可勝食, 不可勝食, 不可勝用의 어구를 지녀 같은 짜임으로 이어진다. 勝은 ‘이루 다 ∼할 수 없다’는 뜻으로 과장의 어조를 지닌다.

農時는 봄에 밭 갈고 여름에 김매고 가을에 수확하는 때로, 이때는 토목공사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數고(촉고)는 촘촘한 그물이다. 옛날에는 그물눈을 네 치로 만들어 한 자 길이 이하의 물고기는 잡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斧斤을 때에 맞춰 산림에 넣는다는 말은 나뭇잎이 떨어진 뒤에야 벌채를 허용했다는 말이다.

맹자의 언설은 힘 있고 유창한데 단락이 길어서 잘게 나눠 소개한다. 맹자는 생태자연의 이익을 節制하고 愛養하는 일이 정치의 시작임을 먼저 강조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