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하“고조선, 한강문명권이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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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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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하 교수, 파격 학설 제기, 입증 땐 中동북공정 반박근거

고조선은 신석기 시대 후기에 한강권역에서 독자적인 문명을 이루고 있던 한반도 고유의 ‘한족’이 만주지역의 예족, 맥족과 연합해 세운 국가라는 파격적인 학설이 제기됐다.

원로 사회학자로서 민족운동사와 독도 영유권 연구에 매진해 온 신용하 한양대 석좌교수(사진)는 최근 펴낸 ‘고조선 국가형성의 사회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신 교수는 남북한의 고고학적 발굴 성과와 연구 결과, 중국 고문헌을 토대로 한족 및 한족의 문명권인 ‘한강문명권’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신석기 시대 ‘뾰족밑 빗살무늬토기’의 출토 범위가 남으론 남해안, 북으로는 청천강, 동으로는 강원 양양에 이르는데, 이 범위의 중심이 한강이라는 것. 신 교수는 이 토기를 사용한 부족이 한족이며 이들이 한강 유역에서 농경생활을 가장 먼저 시작하며 ‘한강문명권’을 이뤘다고 주장한다. 한족의 ‘한’은 ‘큰’이라는 뜻으로 기원전 5세기의 중국 고문헌인 ‘상서주소’ 등 여러 문헌에서 ‘韓’ ‘寒’ ‘桓’ 등으로 다르게 표기돼 있다고 파악했다.

신 교수는 “신석기 시대 한강문명권을 이뤘던 한족의 한 갈래가 북쪽으로 이동해 곰을 숭배하는 맥부족과 혼인동맹을 맺고, 예부족을 후국(侯國)족으로 삼음으로써 동아시아 최초의 고대 국가인 고조선을 세웠다”고 파악한다. 신 교수의 학설이 사실로 입증되면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의 역사를 모두 중국 지방정권 역사의 일부로 파악하는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을 반박할 또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워낙 파격적인 학설이어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학계에서는 “문명권이 형성되려면 문명의 창조-학습-전달이 있어야 하는데 뾰족밑 토기와 연결되는 문화권이 발굴되지 않았고, 한족의 표기라는 여러 한자도 대부분 지칭하는 게 정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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