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대마는 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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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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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곤 4단 ● 박진솔 4단
예선결승 5국 5보(92∼111) 덤 6집 반 각 3시간

백으로선 절체절명의 순간. 중앙 백이 흑에게 완전히 포위돼 활로를 찾기 힘들어 보인다. 단명국으로 끝날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백 92, 94로 비비적거려 봐도 무슨 수가 있나 싶다.

그러나 김효곤 4단의 얼굴은 이미 평온한 상태였다. 그는 백 94 이후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백 96으로 공배를 메우는 수를 두어 간다.

백 96이 놓이자 김 4단이 생각한 전모가 파악된다. 흑 97 때 백 98이 연이은 맥. 박진솔 4단도 적지 않게 당황한 눈치다. 다 품에 넣었다고 생각한 돌이 생각지도 못한 수로 살아가기 일보직전. 그래도 흑은 저항하기 힘들다.

참고도 흑 1로 끊었다간 판이 완전히 깨진다. 백 2, 4 이후 흑의 수가 없다.

백 100으로 두어 백도 풀렸다. 흑은 중앙을 잡자고 좌하를 통째로 내준 건데 중앙을 놓쳤으니 실망할 법도 하다.

그러나 백의 고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비록 사망 직전의 환자가 회생한 것처럼 중앙이 살아갔지만 흑 101로 뻗자 중앙 상변의 백돌이 여전히 엷다.

박 4단은 서두르지 않고 흑 103으로 백을 압박한다. 흑 105, 107이 자연스러운 리듬으로 백은 일방적으로 쫓기고 있다. 상변을 돌보면 중앙이 약해지고 중앙을 보강하면 상변이 급하다. 흑 111로 두자 하변 흑진이 웅장해진다. 상변 중앙 두 말을 동시에 수습해야 하는 백은 하변 흑을 견제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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