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사실상 선수에 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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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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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석 7단 ● 박정상 9단
예선 결승 4국 5보(86∼116) 덤 6집 반 각 3시간

박정상 9단은 흑 87로 좌변에서 폭을 최대한 넓힌다. 흑은 좌변에서 상당한 집을 만들어야 실리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백 90이 침착하다. 흑이 좌변을 키운다고 즉시 뛰어들면 곤란을 겪을 수 있다. 백 90처럼 집토끼(좌하 백 귀)를 지켜놓고 산토끼(좌변 흑 진에 침투)를 노리는 것이 프로답다. 흑 91에서 박 9단의 고민이 느껴진다. 이렇게 보폭을 넓히면 백 92의 침입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 침입을 막기 위해 좁게 지키면 백에게 이곳저곳의 끝내기를 당해 별로 남는 게 없다. 박 9단은 일단 백의 침투를 유도한 뒤 변화를 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역시 공격은 쉽지 않았다. 백이 넘어가는 수를 막기 위해 흑 93, 95를 뒀지만 백 96으로 자세를 잡자 백은 어렵지 않게 사는 모양을 갖췄다. 흑 97 때 참고도 백 1, 3으로 흑 한 점을 잡는 건 흑 6까지 백의 생사가 위험해진다.

박 9단은 더는 좌변 백을 공격하기 어렵다고 보고 흑 103, 105로 바꿔치기를 시도한다. 좌변 공방은 서로 득실이 없이 끝났다. 여전히 백이 유리하다.

백 116은 손길이 저절로 가는 곳이다. 백이 손을 빼면 흑이 한 점을 때릴 때 백 귀를 후수로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선수’인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로 넘어가는 것이 백 116보다 컸다. 백이 유리했던 형세가 순간 요동쳤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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