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타협=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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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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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호 7단 ● 이원도 3단
예선결승 2국 7보(157∼170) 덤 6집 반 각 3시간

중앙 흑, 우상 흑, 우변 흑 중 어느 쪽을 먼저 보강해야 하나. 이원도 3단은 한 치의 여유도 없이 불러대는 초읽기 속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흑 57. 세 개의 돌 모두 위험하지만 중앙을 백이 선공하면 가장 알기 쉽게 정리되기 때문에 중앙부터 보강한 것. 덤으로 백 4점을 끊어먹은 실리도 짭짤하다.

흑이 백의 공격에 멍군을 불렀으니 백이 다시 장군을 불러야 할 때다. 이번에 부를 장군은 초정밀 유도탄처럼 흑의 급소를 타격해야 한다. 만약 여기서 한 번 더 흑에게 여유를 주면 흑이 되살아날 수 있다.

백 60.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온순한 행마인데 그 안에 담긴 힘은 항우장사 못지않다. 정확한 일침에 바둑판의 열기는 급속히 식기 시작했다.

흑은 일단 61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데 백 62로 밀고 들어간 수가 흑을 진퇴양난의 상황으로 몰고 있다. 참고도 흑 1로 막으면 백 2로 젖히는 수가 날카롭다. 흑이 3으로 막으면 백 ‘가’로 단수를 쳐 패가 나는데 흑은 팻감이 없다. 참고도처럼 흑 3으로 버텨도 백 6까지 흑이 안 되는 그림.

흑은 63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고 백도 64, 66으로 살아 타협이 이뤄졌다. 그러나 타협은 흑에게 패배를 의미했다. 백 70을 두자 이 3단은 돌을 던졌다. 백이 덤을 받지 않아도 이길 정도로 큰 차이가 났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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