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5월이 가기전 5월의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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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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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시인의 사랑’ 1840년판 원작 20곡
박흥우 - 신수정 ‘탄생 200돌 기념’ 협연

“놀랍도록 아름다운 5월, 온갖 싹들이 움틀 때, 내 마음속엔 사랑이 생겨났도다….”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에 곡을 붙인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첫 부분.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이 작품의 원형을 조명하는 리사이틀이 27일 오후 7시 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모차르트홀에서 열린다. 바리톤 박흥우 씨(난파소년소녀합창단 상임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신수정 씨(예술원 회원)가 협연하는 ‘박흥우 신수정의 시인의 사랑-슈만 리더아벤트’.

슈만은 하이네의 시집 ‘서정적 간주곡’에서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 사랑의 시작과 실패, 체념까지 담긴 줄거리로 엮어낸 뒤 1840년 곡을 붙였고 이 중 16곡을 1844년 ‘시인의 사랑’으로 발표했다. 1990년대 초 음악학자 레나테 힐마포이트와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이 ‘시인의 사랑’ 필사본 악보를 찾다가 1840년 완성된 악보를 찾아냈다. 그러나 이 악보는 16곡이 아닌 20곡으로 되어 있었고 훗날 ‘시인의 사랑’에 담긴 16곡도 많은 부분이 달랐다. 제목도 ‘서정적 간주곡에서 뽑은 노래집’으로 되어 있었다. 햄프슨은 1994년 이 악보를 볼프강 자발리시 반주로 녹음해 EMI에서 CD로 내놓았다. 이번에 공연하는 악보는 이 1840년판 악보를 따랐다.

박흥우 신수정 씨는 2004년 모차르트홀이 문을 연 뒤 매년 이곳에서 ‘시인의 사랑’을 공연해왔다. 신 씨는 “5월만 되면 약속이나 한 듯 둘 다 머릿속에 ‘아름다운 5월’ 가사가 떠올라 공연을 안 할 수 없었다”며 올해는 슈만 탄생 200주년인 만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자는 뜻에서 처음 완성된 악보대로 연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1844년판 악보에 들어가지 않은 네 곡도 하나같이 매력 넘치는 곡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의 수레는 천천히 굴러가네’는 긴 여운을 남기는 보석 같은 곡입니다. 두 판본에 모두 들어 있는 곡들에도 흥미로운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리와 바이올린 소리가 들린다’는 곡은 두 악보의 반주부가 비슷하지만 성악부 멜로디는 아주 다르죠.”

어른 3만 원, 학생·경로우대 1만5000원. 02-3472-8222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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