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크게 엇갈린다. 드넓은 초원과 원시의 자연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가뭄, 빈곤, 에이즈, 독재, 문맹, 내전 같은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인에겐 특히 거리상의 이유로 더더욱 멀게 느껴지는 곳이 아프리카다.
6월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는 이런 아프리카를 좀 더 가깝게 느껴볼 수 있는 계기다. 월드컵 대회가 시작되기 전 아프리카의 ‘속살’을 자세히 살펴보자는 취지로 28일 시작하는 ‘2010 책 읽는 대한민국’ 두 번째 시리즈의 주제를 ‘아프리카 제대로 들여다보기 20선’으로 정했다.
장태상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학부장, 한건수 강원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서상현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연구소 책임연구원, 정해광 아프리카미술관장 등 아프리카 전문가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동아일보 문화부 출판팀이 아프리카의 다채로운 면모를 담은 책 20권을 선정했다.
한 교수가 추천한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는 약 5억5000만 년 전 가장 먼저 생성된 아프리카 대륙의 역사와 최초 인류의 여정을 살핀 책이다. 한 교수는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도 권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특파원으로 5년간 생활한 저자는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은 왜 전쟁을 멈추지 않을까’ ‘그들은 왜 에이즈를 통제하지 못할까’ ‘그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원조는 왜 번번이 실패할까’ 등 여러 궁금증에 대한 답을 모색했다.
정 관장은 사진작가 안영상 씨의 ‘나는 마사이족이다’를 추천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뿌리가 아프리카에 있다고 여기며 수년간 마사이족과 함께 지낸 독특한 생각의 소유자다”라고 소개했다. 정 관장이 쓴 ‘정해광, 아프리카 미술을 외치다’는 현재 활동하는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프리카 현대 회화의 현주소와 아프리카 사람들이 추구하는 미학을 다뤘다.
장 학부장은 아프리카의 문화유산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꼽히는 구전문학을 분석한 ‘아프리카 문학의 이해와 감상’, 상고마라는 주술사를 통해 아프리카의 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고찰한 ‘춤추는 상고마-장용규의 아프리카 문화 쓰기’를 추천했다.
‘아프리카 파워’를 추천한 서 책임연구원은 “다른 아프리카 소개 책보다 아프리카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책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변모하는 사고와 다국적기업의 아프리카 진출 성공 사례 등을 통해 아프리카가 블루오션의 대륙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남아공에서 3년간 생활한 동화작가 조현경 씨가 남아공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한 ‘남아공에는 왜 갔어’, 아프리카인의 일상과 문화의 토대가 된 신화를 다룬 ‘아프리카 신화’,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다이아몬드 쟁탈전을 파헤친 ‘다이아몬드 잔혹사’, 소년병의 경험담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집으로 가는 길’, 7년 동안 야생동물과 벗하며 산 생태학자 부부가 쓴 ‘야생 속으로’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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