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법정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그 곳, 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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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9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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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상사, 그 후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19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한달여전 법정 스님이 입적했습니다. 남기고 가신 무소유의 가르침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구가인 앵커) 법정 스님의 발자취가 온전히 남아 있는 서울 길상사. 그 곳의 봄을 민병선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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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영춘화, 연분홍 꽃을 뽐내는 진달래, 맛난 도토리 점심을 먹고 있는 다람쥐가 반기는 곳.

법당 처마에 매달린 풍경 소리가 귀를 간질이는 곳.

언듯 보면 이곳은 깊은 산중의 절 같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차로 몇 분이면 시내 한복판.

도시의 회색빛에 지친 눈을 달래고, 부처님의 말씀에 귀를 맑게 하기 위해 불자들은 이곳을 찾습니다.

(인터뷰) 최순연 씨/불자·경남 거제시
"90년 대 초부터 (법정)스님 책을 많이 봤거든요. 그때 너무 감동을 받아가지고 길상사라는 걸 잘 모르다가 책을 보고 그래서 제가 이 절을 오게 된 계기가 됐어요."

길상사가 산문을 연 것은 1997년.

요정 대원각의 주인이었던 고 김영한 씨가 법정 스님에게 이곳을 절로 만들어 달라며 시주하면서부터입니다.

당시 시가로 1000억 원 대의 땅이었습니다.

요정의 여인들이 옷을 갈아입던 팔각정은 현재 부처님의 소리가 울려 퍼지는 범종각으로 바뀌었습니다.

술을 마시던 오두막은 스님들의 수행공간이 됐습니다.

사바세계가 정토가 된 것입니다.

여기서는 아직도 법정 스님의 자취가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스님이 1994년 설립한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인터뷰) 김자경 사무국장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법정 스님의 뜻을 따르는, 그러면서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순수한 시민모임이라고 봐주시면 좋겠구요.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나눔 활동에 주가 많이 돼있습니다."

법정 스님은 자신이 만든 절에서 단 하루도 주무시지 않았습니다.

입적한 뒤 단 하루를 주지 스님의 거처인 행지실에서 지냈을 뿐입니다.

길상사 주지인 덕현 스님은 법정 스님의 유지대로 사찰을 가꾸려고 합니다.

(인터뷰) 덕현 스님 / 길상사 주지 스님
"스님 입적하시고 나서 49재를 지내는데 초재 이재 삼재 이렇게 일주일 마다 재가 거듭 될수록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요…. 아픔이나 슬픔, 이런 것을 여기 와서는 그래도 사람들이 덜 수 있고, 녹여낼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서 맑아진 마음으로 서로 화합하고 돕고…."

길상사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풍경만큼 맑고 향기로운 기운을 전하려고 합니다.

요즘 이곳에 들러 맑은 공기를 들이키면 몸이 가벼워질 것 같습니다.

(클로징)
법정 스님은 개울물 길어 마시는 차 한 잔이 행복이라고 말했습니다. 봄날 작은 행복을 찾아 나서보십시오.

동아일보 민병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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