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암중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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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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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9단 ● 홍기표 4단
결승 5번기 1국 2보(24∼41) 덤 6집 반 각 3시간

백은 24, 26으로 실리를 챙긴다. 상변 백이 심한 공격을 당할 것 같지는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홍기표 4단은 서두르지 않는다. 흑 27, 29로 또박또박 흑 말을 지키며 힘을 비축한다. 이런 큰 판에서 침착함을 유지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다만 침착함이 지나치면 소극적으로 될 수도 있다. 백도 흑의 두터움에 대비해 28, 30으로 상변 백의 모양을 튼튼하게 보강한다. 서로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다.

이때 흑 31이 떨어졌다. 삭감이나 타개용이 아닌 어깨 짚음은 흔한 행마는 아니다. 상변에서 흘러나온 흑 대마를 능률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수.

흑 35는 백의 반발을 유도한 수. 백이 ‘가’로 물러서면 흑이 계속 젖혀 가기 때문에 백의 모양이 우그러든다. 백 36의 반발은 당연하다.

흑 37에 백 38로는 참고도 백 1로 두는 것이 기세지만 흑 2, 4로 눌리는 것이 기분 나쁘다. 흑 6, 8이면 백이 얻은 실리도 별것 없다. 또 37과 38의 교환 자체는 백을 굳혀 주는 악수여서 백으로선 불만이 없다.

대신 흑은 41의 빵때림을 얻어낼 수 있었다. 검토실에서는 모양상 중복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두 대국자는 흑 41이 두터운 수로 흑도 불만이 없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아직은 반상에 파란의 조짐이 없다. 두 대국자는 조심스럽게 상대를 탐색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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